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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공사 국산 전동차 제작 현장에 가보니

12일 도봉차량기지 제작·조립공장에서 기술진이 국산 부품으로 전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박태희 기자]
12일 오후 2시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 도시철도공사 도봉차량기지 안. ‘전동차 제작·조립 공장’에 들어서자 전기드릴과 용접 소리가 요란하다. 10여 명의 기술자가 전동차에서 헌 부품과 좌석을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이 조립에 사용하는 부품은 도시철도공사와 중소부품 업체가 자체 개발한 ‘순수 국산’이다.

서울지하철 5·6·7·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의 국산 전동차 제작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김상진 차량기술단장은 “100% 국산 전동차 한 량이 다음 달 중순 완성되고 연내에 1편성(8량)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시철도공사가 전동차 개발팀을 꾸린 건 2008년. 수입 전동차의 국적이 제각각이어서 수리하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내부 공모를 통해 80명의 베테랑 기술자를 뽑았다. 여기에 중소기업 21곳이 참여했다. 양측 기술진이 부품 설계도를 만들고 기업들이 부품을 생산하면 이를 모아 전동차를 조립하는 것을 도시철도공사가 맡았다.

지하철 1편성은 4만여 종의 부품이 모여 완성된다. 이 가운데 현재 2만5000여 종이 수입된다. 핵심 부품인 종합제어장치의 경우 5호선은 스웨덴 애드트랜스, 6호선은 일본의 미쓰비시, 7·8호선은 영국의 GEC알스톰 제품과 일본 도시바 제품이 섞여 있다. 노선을 개통할 때마다 전동차 공급 입찰을 해 최저가로 낙찰되는 회사의 것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이덕규 차량개발팀장은 “전동차는 부품만 제때 교체하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독일·프랑스·스웨덴 등 유럽의 철도 선진국은 전동차 수명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2009년 3월 도시철도안전법을 개정해 전동차 폐기 연한을 25년에서 40년으로 늘렸다. 5~8호선 전동차의 경우 대부분 차령(車齡)이 12~16년이어서 부품을 지속적으로 교체해야 하지만 제조사가 파산하거나 생산되지 않는 부품은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2005년 5호선 열차의 전기동력장치가 고장 났다. 제조사인 스웨덴 회사는 파산한 뒤였다. 도시철도공사가 캐나다인 기술자를 찾아내 불러오는 데 3개월이 걸렸다. 특급호텔에 투숙시키며 5일간 전동차 부품을 수리하는 데 자문료와 기술료로 5000여만원을 지출했다. 김 단장은 “지금도 수입품 핵심 장치가 고장 나면 외국 기술자를 불러와야 하고 그동안 운행이 차질을 빚는다”며 “이번에 개발한 국산부품은 5~8호선 어디에나 호환해 쓸 수 있는 표준화 제품이어서 이런 불편이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산 전동차는 첨단·친환경 열차로 만들어진다. 모든 객실마다 IT정보 스크린이 설치돼 승객들은 인터넷 쇼핑과 DMB 시청을 하고 지하철 노선도와 운행 시각 등을 검색할 수 있다. 객실마다 CCTV가 설치돼 기관사와 종합관제센터는 열차에서 벌어지는 일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공기조화자동제어시스템도 갖춰 기관사가 객실마다 실내온도를 다르게 조절할 수 있다. 좌석도 기존 열차와 달리 중앙에 배치해 등을 대고 앉거나 두 명씩 마주 앉을 수도 있다.

전동차의 무게는 1편성당 272t에서 250t 이하로 줄어든다. 열차가 가벼워지면서 에너지 사용량도 1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한해 66억원어치의 전기를 쓰는 7호선의 경우 신형 전동차의 무게만으로도 매년 88만㎾, 6억원의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국산전동차는 7호선 연장 온수~부평 구간이 개통되는 2012년 10월 증편되는 차량 8편성(56량)에 처음 투입된다.

글,사진=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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