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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오늘] 이승만 정부의 몰락 자초한 3·15 부정선거

1960년 3월 15일 제4대 정·부통령 선거에서 자유당은 행정력과 경찰을 모두 동원해 3인조, 9인조 공개투표와 40% 사전 투표 등 부정선거를 자행했다. 사진은 삼삼오오 무리 지어 투표소로 향하는 농촌 아낙네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출처=3·15의거기념사업회, 『3·15의거 사진집』, 2002)
‘어제 밤 마산서 선거 사상 초유의 불상사’. 1960년 3월 16일자 한국일보 1면은 첫머리를 장식한 대문짝만 한 헤드라인을 필두로 마산 시민들의 3·15의거를 전하는 기사로 가득 채워졌다. 그때 언론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허위인 줄 알면서 적시 또는 유포하거나 사실을 고의로 왜곡하여 적시 또는 유포”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국가보안법 제17조 5항 ‘인심소란죄’에 굴하지 않는 목탁으로 크게 울었다. 민주당 후보 조병옥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이승만의 대통령 당선은 기정사실이었기에, 그때 자행된 부정선거는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대통령 승계권을 가진 부통령 자리는 85세 고령(高齡)인 이승만의 유고 시 정권의 향배가 달려 있었다. 민심은 4년 전 이기붕을 누르고 부통령에 당선된 바 있던 장면에게 쏠려 있었다.

“프란체스카 여사가 박찬일 비서와 협력해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만한 정보를 가능한 한 차단하려고 하고 있다. 그녀는 때때로 대통령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그를 대신해 직접 정책 결정을 내리기도 했는데, 이는 오랜 관행처럼 되어왔다. 최근 이 대통령이 정신적·육체적으로 쇠약해지면서 이러한 관행이 빈발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박찬일이 프란체스카의 암묵적인 동의 아래 보다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59년 8월 15일자로 주한 미 대사관이 국무부에 보낸 전문이 잘 말해주듯, 당시 경무대는 비서 몇몇이 대통령의 귀와 눈을 막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비서정치가 펼쳐지는 무대로 전락했다. 그때 내각과 경무대 비서실은 손을 맞잡고 이승만 사후에도 정권을 이어나갈 방안을 찾는 데 혈안이 되었다. “자유당에 편향적인 경찰은 농촌을 장악했고, 민주당에 편향적인 신문은 도시를 장악했다.” 그때 세평마냥 56년 제3대 정·부통령 선거 때부터 두드러진 여촌야도(與村野都)의 투표성향에 맞서 58년 11월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국가보안법 개정이 강행됐다. 이듬해 4월 반정부 성향의 경향신문이 강제 폐간되는 일이 벌어졌다. 비판언론의 입만 틀어막은 것이 아니었다. 도시에서 야당 후보가 단체장으로 당선되는 경우가 늘어나자, 58년 12월 시·읍·면장을 중앙정부에서 직접 임명하는 방식으로 지방자치법을 개악해 행정조직을 선거 조작에 동원했다. 언론을 봉쇄하고 관권을 총동원한 결과 이승만과 이기붕이 동반 당선됐다. 그러나 도시화와 교육의 확대, 언론의 성장을 딛고 등장한 새로운 시민계층은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으로 목말랐다. 4·19혁명의 도화선이었던 3·15 의거는 민주화를 향한 긴 도정에 첫 봉화를 올린 희망의 기억으로 빛난다.

허동현 경희대 학부대학장·한국근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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