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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음악이 아름다운 까닭은?

쓰고 싶은 기사를 못 쓴 적이 있습니다. 한때 자크 오펜바흐(1819~80) 소식이 자꾸 들리더군요. ‘지옥의 오르페’처럼 재기발랄한 오페레타가 주특기인 작곡가인데요. 그의 ‘두 대의 첼로를 위한 모음곡’ 음반이 히트를 쳤습니다. 2006년 이후 한 해 1000여만 장이 팔렸습니다. 클래식 앨범으로는 기록적인 숫자고, 아직도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어갑니다. 음반을 수입하던 회사는 지난해 한국판을 따로 제작하기 시작했죠.

왜 이렇게 잘 팔릴까요? 수입사의 담당자는 “잘 모르겠다.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할 뿐입니다. 연주자는 프랑스 태생의 첼리스트 라파엘 크리티앙과 제롬 피에르노. 음반 매장에서 딱히 손을 뻗게 되는 이름은 아닙니다. 담당자는 “입소문을 탄 것 같긴 한데…”라며 난감해 하네요. 인기 있는 이유를 ‘음악의 아름다움’이라고 쓸 수밖에 없어 기사를 접었습니다. 아름다운 이유를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죠.

수백 년 동안 작곡가ㆍ음악학자들이 아름다움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예를 들어 두 선율이 함께 흐를 때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서로 반대로 가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단순히 말하면 둘 다 ‘도레미파’하고 올라가는 것보다는 한쪽이 ‘파미레도’하고 내려오는 것이 훨씬 잘 어울린다는 뜻입니다. 또 멜로디는 상행 후 하행하는 ‘아치(arch)형’이 하행 후 상행하는 것보다 듣기 좋습니다. 긴 음표는 강한 박에 쓰는 것이 약한 박에 쓰는 것보다 안정감을 주고요. 우리가 무심코 아름답다고 느끼는 음악은 이런 법칙을 잘 따른 경우가 많습니다.

공식을 더 볼까요. 16세기에는 ‘음형이론’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음악학자 후고 라이히텐트리트는 『음악, 역사 그리고 사상』에서 ‘바장조는 목가적’ ‘올림 바장조는 초월적’이라는 공식이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작곡가가 이 조성을 선택하면 듣는 사람은 자연히 정해진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믿었다는 뜻이죠. 이 밖에도 반음계로 슬픔을, 상행 음계로 천상의 소리를 표현하는 등의 법칙도 있었습니다.

공식은 곧 프로그램이고, 그렇다면 작곡은 기계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차르트도 이런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는 전형적인 미뉴에트(3박자의 춤곡) 느낌을 주는 176개의 마디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주사위를 굴리면서 이 마디들을 우연에 의해 조합했죠. 서로 다른 미뉴에트 작품이 수도 없이 나올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물론 모차르트는 이 방법을 놀이로 삼았을 뿐 심각한 작품을 쓰진 않았죠.

현대로 오면서 이처럼 획일적인 공식으로 음악의 아름다움을 설명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 됐습니다. 직관·즉흥성 등이 음악의 중요한 요소라는 거죠. 작곡가 말러는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이었다면 왜 음악으로 만들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법칙이 감동을 만들 수 있을까요? 몇 세기 후 사람들은 컴퓨터가 공식에 따라 작곡한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게 될까요?


직관ㆍ즉흥성ㆍ음악공식의 합작품이죠.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클래식을 담당하는 김호정 기자의 e-메일로 궁금한 것을 보내주세요.



중앙일보 문화부의 클래식·국악 담당 기자. 사흘에 한 번꼴로 공연장을 다니며, 클래식 음악에 대한 모든 질문이 무식하거나 창피하지 않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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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