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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과 관광지는 원래 찰떡궁합이죠”

“박물관이 별건가요. 우린 ‘박물관’ 하면 ‘국립중앙박물관’을 떠올리며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 모아놓고 보여주면 그게 박물관이지요.”제주 초콜릿박물관 한예석(62) 관장의 ‘박물관론’은 이렇게 소박했다. 하지만 그가 2002년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에서 문을 연 초콜릿박물관은 마냥 소박하기만 한 박물관이 아니다. 최근 세계여행정보 커뮤니티인 버추얼투리스트닷컴(virtualtourist.com)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초콜릿박물관 10곳’ 가운데 하나로 뽑혔을 정도다. 독일의 쾰른 초콜릿박물관과 프랑스의 ‘초콜릿의 비밀’ 박물관, 벨기에의 ‘초코스토리’ 박물관, 멕시코의 네슬레 초콜릿박물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명 박물관이다.

“외국으로 출장을 다니며 초콜릿을 알게 됐어요. 아름답고 맛있고, 무엇보다 초콜릿엔 각 나라의 문화가 담겨 있어요. 일생을 두고 연구를 해볼 만하다 싶었죠.”
그때가 1978년쯤이었다. 그는 씨티은행에 근무하고 있을 때였고, 그의 남편(주진윤 ‘아가방’ 창업자)은 사업에 한창 바쁠 때였다. 부부는 마음이 맞았다. 해외출장 때마다, 휴가 때마다 해외의 초콜릿공장과 초콜릿가게를 들렀다. 벨기에의 칼리바트 인스티튜트 등 교육기관에서 ‘쇼콜라티에(chocolatierㆍ초콜릿 장인)’ 자격증도 땄다. 그렇게 20년이 지났다.

“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회사를 일찍 그만두게 될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그 뒤엔 뭘할까 고민이 됐죠. 그때 ‘그래, 내가 초콜릿 만들 줄 아니까 직접 만들어 이 사람 저 사람 주면서 살아야지’란 생각이 들었어요.”

기왕이면 경치 좋은 데 집을 짓고 초콜릿을 만들어야지 했단다. 그러다가 우연히 들른 제주도가 눈에 들어왔다. 물도 있고, 산도 있고, 따뜻하고…. 마음에 딱 들었다. 마침 매물로 나온 천연염색 공장을 사 리모델링을 했다. 지금의 박물관 건물이다.
2002년 박물관 문을 열기 전 초콜릿 공장부터 먼저 만들었다. 국산 수제 초콜릿이 없던 시절이어서인지 금세 입소문이 났다.

“2000년 2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 밸런타인 데이 행사를 하는데 우리 초콜릿을 갖고 나갔어요. 포장도 촌스러웠는데 준비한 물량을 다 팔았죠. 박물관 건물을 생각보다 큰 걸 사서 걱정이었는데 ‘하면 되겠구나’ 싶었지요.”

초콜릿이 잘 팔리는 덕에 지금까지 손해 보지 않고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관람객 수도 점점 늘었다.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관람객이 3000여 명에 달할 정도다.
조기퇴직을 걱정해 박물관을 만든 그지만 2006년 정년퇴임을 할 때까지 씨티은행에 다녔다. 이젠 본업이 ‘박물관장’이 된 지 딱 4년이다. 그가 초콜릿박물관을 통해 펼치고 싶은 꿈은 아직 많다. 어려운 이웃을 도울 방법도 초콜릿을 통해 찾을 계획이다.
“청평 부근에 초콜릿 대안학교를 만들려고요. 외국어와 초콜릿 만드는 기술을 배우면 세계 어디 가서도 먹고 살 수 있거든요. 소년소녀가장 등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모아 가르쳐보려고 합니다.”

그는 또 ‘초콜릿 플라이트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보육원 아이들과 후원자 가족을 연결시켜 주고 이들을 초청해 제주 구경을 시켜주자는 것이다. 그를 위해 40∼50인승 비행기를 빌려 ‘초콜릿 플라이트’로 꾸밀 계획이다. 노후 여가 생활을 위해 박물관을 만든 것만큼이나 통 큰 이벤트다.

더 야무진 포부도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를 초콜릿을 통해 세계에 알리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초콜릿을 특이하게 만드는 나라는 드물어요. 녹차 초콜릿, 백년초 초콜릿, 매실 초콜릿 등 정말 종류가 다양하죠. 이런 우리만의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초콜릿박물관을 나이애가라 폭포 등 해외 유명 관광지에 만들어보려고 해요. 초콜릿과 관광지는 찰떡궁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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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