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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로스쿨 졸업생 미국 월가 로펌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엔 젊은 미국인 교수가 열강을 하고 있다. 이제 갓 28세의 존 라이트너(사진) 교수다. 서울대 역사상 최연소 교수이자 로스쿨 최초의 외국인 교수다.



서울대 로스쿨서 영미법 강의 28세 존 라이트너



그는 미국 미네소타주 북부의 작은 마을 브레이너드에서 태어났다. 1년의 절반을 지긋지긋한 눈 속에 파묻혀 지내는 인구 2만 명의 ‘깡촌’이다. 코헨 형제 감독이 오스카상을 거머쥐었던 영화 ‘파고(Fargo)’의 상당 부분이 이 마을에서 촬영됐다. 공부를 잘했던 소년은 미국 인디애나주의 명문 노터데임(Notre Dame)대학에 진학했다. 의사가 되려고 생물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1학년 때 모의재판 대회에 나갔다가 법학에 흥미를 느꼈다. 시카고 대형 로펌의 파트너인 대학 30년 선배가 틈날 때마다 차를 두 시간씩 몰고 와 재판 전략을 지도해 줬다. 성공한 선배가 까마득한 후배들의 모의재판까지 신경 쓰는 것을 보고 그의 성실함과 전문성에 반했다.



대학을 1등으로 졸업한 그는 하버드대 로스쿨에 합격했다. 1학년 땐 악명 높은 ‘소크라테스 방식(socratic method·학생을 무작위로 호명해 추궁하듯 질문하는 교수법)’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상급생이 되자 법문서 작성(legal writing) 수업의 조교를 맡았다.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이 좋아졌다. 특히 방문교수로 와 있던 서울대 법대 이창희 교수의 지도로 비교법, 특히 일본과 한국의 지적재산권법에 흥미를 갖게 됐다. 그는 졸업 후 월스트리트의 대형 로펌 ‘크라바스, 스웨인 & 무어’에 취업, 수억원대 연봉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서울대 로스쿨 교수로 옮겨왔다.



-왜 대형 로펌을 그만두고 한국에 왔나.



“변호사로 일하는 것보다 법학교수가 되는 것이 내 적성에 더 맞다고 느꼈다. 마침 이창희 교수가 서울대 로스쿨에서 외국인 교수를 찾고 있다고 알려왔다. 로스쿨에 다닐 때 ‘소리바다’ 등 인터넷사이트의 파일공유 문제로 일본보다 한국 음원업체들의 매출 감소가 더 두드러진다는 연구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다. 이때 한국 지적재산권법 에 관심을 갖게 됐다.”



-서울대 로스쿨을 하버드 등 미국 로스쿨과 비교하면 어떤가.



“출범한 지 1년이 갓 넘은 서울대 로스쿨이 커리큘럼·시설 등 핵심 요소에서 미국 로스쿨과 흡사해 놀랐다. 실무 교육 프로그램 등이 아직 초기 단계지만 그런 것들은 미국 로스쿨도 아직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교수, 학생 등 서울대 로스쿨 구성원으로부터 느낀 점은.



“하버드 로스쿨 교수들은 외부 행사가 많아 학생들을 만날 시간이 없다. 서울대 로스쿨 교수들은 다른 일을 미뤄 집에 늦게 가는 한이 있더라도 학생들을 일일이 만나준다. 교육과 연구에 대한 교수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또 한국 학생들은 강의를 듣기만 하지 발표는 꺼려한다고 들었는데 내가 진행하는 수업에서는 매우 적극적이다.”



-서울대 로스쿨 졸업생이 월스트리트 로펌에 진출할 수 있을까.



“영어와 미국문화에 능숙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나와 함께 ‘크라바스’에 입사했던 하버드 로스쿨 동문 중에 한국인이 두 명 있었다. 둘 다 서울대 학부를 나왔다. 서울대 로스쿨이라고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인 자세, 비판적인 사고에 언어능력을 겸비하면 나 같은 미국 로스쿨 졸업생과 다를 게 없다.”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나.



“나는 LSAT(로스쿨 입학시험) 학원도 안 다녔다. 법학 교재를 미리 읽어보지도 않았다.그렇다고 LSAT 학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공부 계획을 잘 짤 수 있다면 꼭 다닐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학부에서 다양한 수업을 들으면서 어느 도전에나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가장 좋은 준비라고 생각한다.”



-학부에서 과학을 전공했는데.



“과학을 전공한 배경이 로스쿨에서도 도움이 됐다. 문과 공부를 한 학생들은 글을 잘 쓴다. 하지만 나는 문제를 정리하고 논리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장점이었다. 로스쿨에선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될지 모를 문제들이 많이 던져진다. 이런 능력은 정말 유용하다.”



-앞으로 계획은.



“일단 2년 계약이고 최소한 1년은 더 서울대에서 일할 계획이다. 그 후에도 계속 학계에 남고 싶다.”



글=박성우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존 라이트너는



- 1982년 미국 미네소타주 출생



- 2004년 노터데임대 졸업(생물학 전공)



- 2007년 하버드 로스쿨 졸업



- 대형 로펌 ‘크라바스, 스웨인&무어’ 근무



- 2009년 8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용. 영미법 및 지적재산권법 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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