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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노트] 사재기로 제 살 깎는 출판계

외딴 골짜기에 사는 이가 같은 재테크 책을 여러 권 볼 필요가 있을까. 1만2000원짜리 책을 사면 1만원짜리 시식권을 주거나 인터넷 카페에 인터넷서점 주문번호를 입력하면 1만 포인트를 지급한다면 이는 책을 산 것일까, 폐지를 산 것일까. 출판계 고질인 사재기 이야기다. 출판계의 사재기란 출판사가 자기네 책을 서점에서 되사는 행위. 이를 통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면 책 판매가 순조롭기에 출판사들로선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어 해마다 문제가 되곤 했다.



이번엔 『마법의 돈관리』『정성』『아버지의 눈물』『네 개의 통장』 4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출판계의 자율정화 조직인 출판물 불법신고센터(운영위원장 김형성)는 베스트셀러에 올랐거나 올라 있는 이 책들과 관련해 사재기 혐의가 있어 문화부에 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하는 방식은 사라지고 인터넷 서평 카페를 이용하는 등 사재기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다. 서점의 판매자료를 40일간 분석한 끝에 내린 결론임을 강조하면서도 현 단계에선 ‘혐의’임을 분명히 했다. 또 사재기 행태는 밝히면서도 출판사 명은 이니셜만 공개하는가 하면 개인정보 보호를 내세워 구체적인 행위주체는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거명된 출판사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모 출판사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발표하는 측이 옛날 자기네 행태를 생각해서 넘겨짚는 것”이라며 “사재기에 준하는 행위를 한 적이 일체 없는 만큼 법적 대응을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 같은 반발은 사재기 출판사로 지목될 경우 독자들의 신뢰 상실과 베스트셀러 집계 제외로 인한 금전적 손해 등 유·무형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사재기 여부에 관한 최종 판단은 문화부 몫이다. 하지만 어떤 결정이 내리더라도 사재기 혐의를 근절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재수 없는 곳만 걸렸다”는 수군거림, 갈수록 모호해지는 사재기와 마케팅의 구분, 베스트셀러에 눈 먼 독서풍토가 그런 비관적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른바 문화상품이라는 책을 둘러싼 비문화적 시비는 언제쯤 사라질까.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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