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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소리 듣고 달리는 자전거, 우리가 만들었죠

FLL 세계 대회에 출전할 ‘처음출전’팀이 ‘스마트 무브’ 로봇을 움직이고 있다. 왼쪽부터 권익환군·신나원·서유빈(현암초 4)양·박해찬(독정초 5)군. [김경록 기자]
“우리의 웃음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세계 대회도 제패할 겁니다.” 올 4월 ‘스마트 무브(친환경·고효율 에너지 활용 교통수단)’를 주제로 터키에서 열리는 레고 로봇대회(FLL·FIRST LEGO League) 세계 대회 출전을 준비 중인 ‘처음출전’팀의 각오다. 경기도 용인지역 초등학생들로 이뤄진 이 팀은 지난 1월 말 열린 한국 대회에서 고교생 선배들까지 제치고 대상을 차지했다. 기술의 부족함을 창의력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글=김지혁 기자 , 사진=김경록 기자



레고 로봇 한국 대회 대상 받은 초등학생 팀 ‘처음출전’



지난달 26일 오후 8시,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에 위치한 레고 동아리방에 10명의 초등학생이 모였다. 대회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 캠프다. 이들은 이날 오후 명지대 교통공학과 손영태 교수를 직접 찾아 ‘스마트 하이웨이’ 연구 모습을 보고 한껏 고무됐다.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현실 사회의 실제 연구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캠프가 시작되자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도로를 뒤집어서 눈을 없애자는 생각은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했잖아요. 그게 불가능하다면 눈이 쌓인 곳이나 얼어 있는 곳을 잘 알 수 있도록 센서를 만드는 게 좋겠어요. 갑자기 눈이 쌓여 있거나 얼어 있으면 사고 나잖아요.” 손 교수를 만났을 때 ‘도로 뒤집기 시스템’의 비용에 대한 지적을 받았었다. 마침 한국 대회의 ‘리서치 프레젠테이션’ 분야에서 최고점을 받은 이 시스템에 보완이 필요하던 터였다. 창의력으로 좋은 점수를 얻었지만 실제 생활에도 도입할 수 있다면 더 큰 점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론 끝에 ‘혼합 방식’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눈이 많이 쌓이지 않는다면 센서를 작동시켜 차에 알려주고 지난번 폭설처럼 많이 쌓일 경우엔 도로를 뒤집는 시스템을 사용하면 되겠네요.”



여기에 김영언(보정초 6)군이 아이디어를 추가했다. “설날에 할머니 댁에 가는데 우리가 가는 방향만 차가 많고 반대편엔 차가 거의 없더라고요. 그럴 땐 중앙선을 반대쪽으로 한두 칸 옮기면 좋을 텐데….” 결국 도로 뒤집기 시스템에 결빙 미리 알림 센서, 중앙 분리대 가변 시스템까지 장착하기로 하고 블록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한쪽에선 ‘테크니컬 리서치’ 분야에 참가하기 위한 로봇 개선에 한창이었다. 총 4개로 나뉜 경쟁 분야 중 ‘리서치 프레젠테이션’과 ‘로봇 디자인’ ‘팀워크’ 분야에서 최고점을 받았지만 유일하게 이 분야에서 순위가 많이 밀렸다.



아직 어린 초등학생인 탓에 동산고 등 다른 학교 팀들의 기술력을 따라잡진 못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로봇에 초음파 센서를 달아 로봇의 움직임에 안정감을 주기로 했다. 한국 대회에선 빛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안정성 면에서 감점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가장 크게 호평 받았던 행복 에너지 자전거에 대해선 손대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우리가 내는 행복 에너지, 즉 웃음소리를 사운드 센서가 에너지화해 자전거를 움직인다는 아이디어였어요.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를 보고 생각한 건데 이를 본 심사위원들의 놀란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요.”



권익환(보정초 6)군은 “유치원 시절부터 레고 학원에 다녔는데 너무 재미있어 지금까지 동아리 활동을 한다”며 “과학의 원리를 많이 배워 학과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가 원해 영어·수학 학원을 모두 끊고 대회 준비를 하게 허락했어요.“ 레고 로봇대회에 아들 김기남(독정초 4)군을 참여시킨 장은주(40·용인시 보정동)씨는 “내성적이었던 아이가 이 대회에 참가하면서 적극적으로 변했다”며 “어제는 밤 11시 넘어서까지 대회와 관련된 일일 관찰 기록을 스스로 작성하고 자더라”고 자랑스러워했다. 팀의 막내 신나원(마북초 3)양의 어머니 김정아(39·용인시 마북동)씨도 “나원이가 세계 대회에선 영어로 발표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영어공부를 하고 신문을 찾아보더라”고 말했다.



지도교사로 나선 임현주씨는 “로봇을 연구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큰 틀만 잡아주면 아이들이 모든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한다”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이런 대회에 보다 많은 아이들이 참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FLL대회= 미국의 비영리 교육재단인 퍼스트 재단과 덴마크의 완구업체인 레고가 공동 주최하는 로봇 경진대회. 만 9~16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며 팀당 5~10명으로 참가자가 제한된다. 주어진 레고 블록과 센서·모터 등을 활용해 임무수행에 필요한 로봇을 제작한다. 평가항목은 각종 임무 수행능력과 창의력, 분석적 사고력 등이다. 올해는 각 국가에서 예선대회를 거쳐 나라별로 3팀씩 선발했다. 오는 4월 미국·터키·대만에서 열리는 세계 대회에 각각 1팀씩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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