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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마력 … 신한뱅크재팬, 일본 ‘장롱예금’을 끌어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9월 일본에서 문을 연 현지은행 SBJ의 요코하마 지점. 8일 일본인 고객들이 지점으로 찾아와 연 1.4%의 예금에 가입하고 있다. [도쿄=김동호 기자]
8일 오전 10시 일본 요코하마(橫濱)시의 번화가 간나이(關內) 대로에 자리 잡은 신한뱅크재팬(SBJ) 요코하마 지점. 60대 후반의 일본인 부부가 들고 온 가방에서 현금 다발을 꺼내 상담 창구 위에 차례로 늘어놓았다. 이 지점에서 연 1.4%의 금리로 3년 만기 정기예금을 판매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목돈을 맡기러 온 것이다.

이들은 낯선 한국계 은행을 찾은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일본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고금리 때문에 왔다”며 “일부는 기존 (일본 시중은행의) 예금에서 찾고, 집에서 보관하던 현금을 몽땅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가 다녀간 이후 한 시간 동안 고객들은 꼬리를 물고 들어왔다. 문진규 지점장은 “하루 50~60명씩 몰려드는 고객의 대다수는 500만에서 1000만 엔의 뭉칫돈을 맡긴다”고 말했다. 일본 최초의 한국계 은행인 SBJ가 일본인에게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금리 2%의 힘=SBJ는 지난해 9월 14일 은행 설립 기념으로 도쿄·오사카(大阪)·후쿠오카(福岡) 3개 지점에서 연 2%짜리 5년 만기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이들 점포에 연일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뤄 파견사원 60명을 긴급 채용, 업무를 처리했다. 또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아 예금을 받기도 했다.

당초 1만7000계좌만 들어와도 성공이라고 봤지만, 연말까지 100여 일 만에 2만80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수탁액은 2256억 엔(약 3조원)에 달했다.

SBJ는 “고객의 95%가량은 60세 전후의 일본인들”이라며 “마땅히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해 집에서 보관 중이던 장롱 예금도 많이 들어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개인 금융자산이 1400조 엔에 이르는 일본에서는 초저금리 때문에 현금의 상당액을 집 안에 보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에선 이를 ‘단스(箪笥) 예금’이라 한다. 사실상 ‘제로 금리’ 상태인 일본에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0.6~0.8% 수준이다. 2%는 이에 비해 3배에 달한다.

◆채용도 100대 1 경쟁=SBJ에 고객이 몰려드는 데는 일본의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1000만 엔(약 1억2500만원)까지 보장되는 예금보호 제도의 힘이 컸다. 이는 SBJ가 일본에서 아시아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은행 면허를 받은 덕분이다. 지점 형태로 진출했을 때와 달리 은행으로 진출하면 일본의 시중은행과 같은 수준의 대접을 받는다.

그만큼 SBJ는 은행 운영을 최대한 현지화하고 있다. 이미 3개월간 요코하마 등에 지점 3개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 중 3개를 더 열 계획이다. 133명에 이르는 직원도 옛 대장성 관료 출신의 사장(행장)을 포함해 일본인 직원이 70여 명에 달한다. SBJ 이윤용 부부장은 “1~3명씩 뽑는 채용 공고를 내면 한국어를 꽤 잘하는 사람들이 100명씩 지원한다”고 말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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