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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저 불꽃을 타고 호랑이의 기운이 스며든다

지난 5일 새벽 1시 경북 문경시 농암면 선곡리의 폐교 운동장에 참나무 장작이 쌓였다.이상선(57) 고려왕검연구소 소장은 고사 상을 마련한 뒤 명검을 만들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불이 붙은 장작더미는 활활 타올라 붉은 숯불로 변해갔다. 새벽 3시가 되자 준비된 칼을 불 속에 넣었다. 이날은 경인(庚寅)년 무인(戊寅)월 갑인(甲寅)일 인(寅)시. 음력 간지상 호랑이를 뜻하는 인자가 4개 들어있다. 이 시간에 만든 검이 사인검(四寅劍)이다. 하지만 인시인 새벽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만에 검을 완성할 수는 없다. 그래서 검에서 제일 중요한 칼날을 단단하게 만드는 열처리 과정인 담금질을 이 시간에 한 것이다.

섭씨 800도로 붉게 달궈진 검을 물에 식힌다. 얕게 담긴 물에 칼끝을 먼저 담근 뒤 양쪽의 날 부위만을 살짝 담가 날 부분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런 뒤 칼을 천천히 식히면 칼날은 단단하지만 몸체는 유연성을 가져칼이 부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불이 점차 사그라지며 약해지자 담금질을 마친 칼에 다시한번 열처리를 한 뒤 서서히 식히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때가 4시40분, 18자루의 사인검이 탄생했다. 사인일(四寅日)이었던 지난달 21일에도 45자루를 만들었다. 올해 만든 사인검이 총 63자루이지만 최종 완성품은 이보다 적을 것이라고 한다.

사인검은 조선 초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해지며 호랑이 기운이 네 번 겹치기에 사악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왕실이나 왕의 총애를 받은 공신만이 소장할수 있었다. 조선조 태종의 맏아들인 양녕대군 18대손인 이 소장이 사인검을 처음 만난것은 16세 때 영친왕 제사 때였다. 그 순간 그는 ‘멋있다. 갖고 싶다’는 감정과 함께 ‘갖지못한다면 만들어서라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그 후 대장간•목공소•은장도 제작소 등을 돌면서 검을 만들기 위한 지식과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칼에 대한 집념은 2007년 국가에서 전통야철도검 기능전승자로 지정되면서 인정받게 되었다.

사인검은 완성까지 50일 이상이 걸린다.칼과 칼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금속공예•목공예•가죽공예에, 장식을 위해 매듭공예까지 익혀야 한 자루의 칼을 만들 수 있다. 사인검의 검신에는 북두칠성을 비롯해 31개 별자리를 은 박은상감기법으로 새겨 넣는다. 손잡이 부분의 작은 장식에는 금속세공 기술이 필요하다. 연마작업을 통해 날을 세우고 광택을 낸 뒤 나머지 부분과 결합해야 완성된다.

1998년에도 이 소장은 사인검 30자루를 만들었다. 작은 가마에서 달구었기에 담금질이 미흡했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는 운동장에서 장작불로 담금질을 했다. 사인검 제작은 두 번째이나 이번이 마지막일 듯하다고했다. 12년 후에는 나이도 있고 체력적으로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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