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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침몰 … 캐머런의 굴욕

여성 최초로 오스카 감독상을 받은 캐스린 비글로. 한때 남편이었던 제임스 캐머런이 연출한 ‘아바타’는 기술 부문에서 3개의 트로피를 가져가는 데 그쳤다. [LA 로이터·AP=연합뉴스]
저예산 영화 ‘허트 로커’의 압승, 2700억원을 들인 대작 ‘아바타’의 참패-.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전쟁액션영화 ‘허트 로커’가 작품상·감독상·각본상 등을 휩쓸며 6관왕에 올랐다.

‘허트 로커’는 이라크전에 투입된 미군 폭탄제거반의 활약과 공포를 다룬 영화다. 연출자 캐스린 비글로(59)는 여성으로서는 아카데미 사상 처음으로 감독상을 받는 영예를 차지했다. ‘허트 로커’와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됐던 제임스 캐머런(56) 감독의 ‘아바타’는 9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촬영상·미술상·시각효과상 등 기술 부문 트로피 3개를 가져가는 데 그쳤다. 캐머런은 1998년 ‘타이타닉’으로 11개 부문을 휩쓸며 “나는 세상의 왕”이라고 포효했지만, 이번만큼은 왕으로서의 자존심을 적잖이 구겨야 했다.

제임스 캐머런
‘아바타’와 ‘허트 로커’의 대결은 시상식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우선 두 영화는 규모 면에서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시킨다. ‘3D 영상혁명’이라는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아바타’의 제작비는 2억3700만 달러(약 2700억원). 이것도 추정치이고 사실은 4억∼5억 달러에 달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캐머런이 기획에 14년, 제작에만 4년을 들인 역작이다. ‘허트 로커’에 들어간 제작비는 ‘아바타’의 20분의 1도 안 되는 1100만 달러(약 124억원)다. 흥행 성적도 당연히 ‘아바타’가 앞선다. ‘아바타’의 전 세계 흥행 수입은 지금까지 25억5000만 달러(약 2조9000억원). ‘허트 로커’는 2136만 달러(약 242억원)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허트 로커’는 역대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중 가장 낮은 흥행 성적을 기록한 영화다. 그럼에도 ‘허트 로커’는 최근 전미비평가협회 3관왕, 영국 아카데미 6관왕을 차지하는 등 비평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아바타’는 눈부신 테크놀로지 혁명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전통적으로 드라마·휴머니티를 선호해 온 아카데미 회원들의 선택을 받는 데는 결국 실패했다. 두 감독이 한때 부부 사이였다는 점도 화제였다. 비글로와 캐머런은 89년 결혼해 2년 만에 이혼했다. 자녀는 없다. 이들은 결별했지만 최근까지도 돈독한 사이를 유지해 왔다. 캐머런은 이혼 후에도 비글로가 연출한 SF스릴러 ‘스트레인지 데이즈’(95년)의 제작을 맡기도 했다. 올 초 열린 제6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아바타’가 작품상·감독상을 차지해 일단 전남편이 앞서가는 듯했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의 전초전’ 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카데미의 향배를 점칠 수 있는 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달랐다. 최근 수년간 저예산·비주류영화의 손을 잇따라 들어준 아카데미는 올해도 대중성보다 작품성에 방점을 찍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선택이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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