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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도 꼬마도 “달려라” … 영국서 경마는 축구 다음 스포츠

한국 경마는 88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가족 단위의 경마 팬이 늘고, 레저스포츠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경마는 도박’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마의 고향 영국은 물론 홍콩·일본·미국 등 경마 선진국에서 경마는 문화며 산업이다. 경마 선진국들을 둘러보고 한국 경마가 가야 할 길을 진단하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유럽에서 연중 가장 큰 휴가철은 크리스마스 무렵이다. 이 기간에 많은 사람이 여행을 떠나는데 그 여행 테마 가운데 하나가 경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부터 연말까지 휴가 기간에 영국에서 경마장을 찾은 사람은 20만 명에 달했다.

우리나라에서 설·추석에 민속씨름을 하고 일본에서 스모를 하는 것처럼 영국에서는 부활절·크리스마스 연휴 때 전국 곳곳에서 큰 경마대회가 열린다.

영국 경마의 특징 중 하나인 ‘레이디스 데이’에 경마장을 찾은 팬들. 드레스를 입고 큰 챙이 달린 모자를 쓴 여성들과 정장 차림 남성들이 경마에 열광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문화상품이 된다. [중앙포토]
◆모든계층이 즐기는 스포츠=영국에서 경마는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대중 스포츠다. 2008년 경마장을 찾은 관중은 570만 명으로 축구 다음으로 많았다. 영국경마위원회(BHA)에 따르면 경마장 관중의 60%는 1년에 한 번만 경마장을 찾은 사람이다. 즉 다양한 사람이 경마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특히 마주가 4만 명이나 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경마위원회 대외협력국 윌 램브 국장은 “마주들은 자신의 말이 대회에 나가는 것 자체를 큰 행복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는 한때 경마가 부자들만의 놀이였지만 경마협회가 대중화에 힘쓰면서 지금은 여왕부터 초등학교 학생까지 모든 계층이 즐기는 문화가 됐다”고 설명했다.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열렬한 경마 팬이다. 여왕은 연간 10여 개 경마대회를 관전하기 위해 경마장을 찾는다. 특히 여왕이 주최하는 로열 애스콧 대회 때는 기수들을 격려하고 직접 시상도 한다. 이때 여왕이 초청하는 특별 손님, ‘퀸스 게스트’ 가 누가 될지는 매년 언론의 관심사다.

또 로열 애스콧을 비롯한 많은 대회가 사흘째 날을 ‘레이디스 데이’로 정해 놓고 있다. 이 날은 여성이 많이 오는데 모두 드레스를 입고 큰 챙이 달린 모자를 써야 한다. 남자들 역시 퀸스 게스트처럼 정장을 입어야 한다. 경마위원회 존 라이언 홍보국장은 “수천 명의 사람이 10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복장을 하고 경마에 열광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문화상품이 된다”고 자랑했다.

일반인들을 위한 이벤트도 다양하다. 지방 대회에서는 그 지역 출신 예술가들과 함께 경마 그림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경마 관련 각종 행사를 마련한다. 영국의 경마 베팅액 수입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적은 편이다. 베팅 제한액은 없지만 경마를 도박으로 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지역균형 발전에도 큰 도움=영국 요크시를 찾는 방문객 열 명 가운데 한 명은 경마를 보러 오는 사람이다. 요크시에서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인터내셔널 스테이크스 경마가 열린다. 6개월 전부터 시내 호텔 예약이 끝나는데 관광객의 20% 정도는 외국인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마는 이 도시에 연간 4400만 파운드(약 803억원)의 수입을 올려줄 뿐 아니라 1354개의 영구 일자리도 만들어줬다.

영국 내에는 61개 중소도시에 경마장이 있다. 영국 전체의 연간 경마 매출액은 34억 파운드(약 5조8456억원)며 세금만 3억2500만 파운드(약 5587억원)에 달한다. 고용 효과는 8만8000여 명으로 영국 내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월등히 높은 1위다. 램브 국장은 “경마 산업은 지역균형발전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자평했다.

런던=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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