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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12초? 경기 빠르다고 재밌겠나” 김경문 “프로야구 공격적으로 변할 것”

프로야구 시범경기 SK-두산전이 열린 7일 인천 문학구장. 9회 초 두산 이성열 타석 때 SK 투수 정우람이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느라 시간을 끌자 문승훈 2루심이 김귀한 주심에게 사인을 보냈다. 김 주심은 정우람에게 “12초를 넘겼다”며 경고를 줬다. 지난해까지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올 시즌부터 엄격히 적용키로 한 ‘12초 룰’이 시범 경기부터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투수들에게 불리하다”는 반대론과 “경기 흐름이 빨라졌다”는 찬성론이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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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걸리면 볼 선언=‘12초 룰’이란 주자가 없을 때 투수가 12초 내에 투구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한 번 어기면 경고를 받고 두 번째부터는 볼이 선언된다. 시간은 2루심이 잰다. 타자가 타석에서 준비됐을 때 초시계를 눌러 투수가 발을 드는 순간까지 12초를 넘어서는 안 된다.

지난 주말 개막한 시범 경기에서는 6~7일 이틀간 여덟 경기에서 여섯 차례 경고가 나왔다. 6일 롯데 송승준이 처음 경고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한화 박정진, 두산 고창성, KIA 로드리게스 등 하루에만 4명의 투수가 한 번씩 어겼다. 두 번째 위반으로 볼 판정까지 나온 경우는 아직 없었다.

◆현장에선 볼멘소리=대다수 감독과 투수들은 “12초가 너무 짧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투수들이 시간에 쫓겨 공을 던지는 데 급급하다 보면 타자들과 수싸움을 벌이지 못하고 끌려가기 쉽다는 것이다.

김성근 SK 감독은 “스피드만 강조하다 보면 플레이에 생각이 없어지고 내용이 재미없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투수 출신 선동열 삼성 감독도 “투수가 포수 사인에 고개를 두 번 저으니까 12초가 지났다고 하더라. 긴박한 상황에서도 깐깐하게 적용된다면 투수들에게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반면 김경문 두산 감독은 “빠르고 공격적인 야구가 될 것”이라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12초 룰’ 덕분인지 6~7일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36분으로 지난해 시범 경기(2시간47분)보다 11분 단축됐다.

◆박한이·조정훈은 울상=타자들도 12초 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타석에서 준비하는 시간을 뺏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 스피드업의 일환으로 스트라이크존이 양 옆으로 넓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타자들이 불리해졌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타석에서 준비 동작이 많기로 유명한 박한이(삼성)가 울상이다. 타석에 들어선 뒤 장갑을 매만지고 헬멧을 고쳐 쓴 뒤 배트로 홈플레이트 앞에 선을 긋는 일련의 과정을 10년간 유지해 왔는데 이제는 하기 어렵게 됐다. 주무기인 포크볼을 던지기 위해 손에 로진 가루를 많이 묻혀야 하는 롯데 투수 조정훈은 ‘12초 룰’과 함께 시행되는 ‘로진 백룰’이 신경 쓰인다. 로진을 과다하게 묻히는 경우 첫 번째 경고, 두 번째부터 볼로 판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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