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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아카데미 시상식] 은퇴 위기서 대박 터뜨린 ‘여전사’

“자,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시상자로 나선 가수 겸 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이렇게 말했다. 아카데미 82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감독상이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LA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전쟁액션영화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59)가 감독상을 받았다.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쥔 비글로는 상기된 표정으로 “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는 소감을 밝혔다. “내가 (앞으로 감독상을 받을) 수많은 여성 감독들 중 ‘최초’였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여성감독 첫 오스카=할리우드에도 ‘유리천장’이 있다. 여성감독 수도 많지 않고, 비글로를 포함해 이제껏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여성은 네 명에 불과하다. ‘피아노’의 제인 캠피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소피아 코폴라 등이었다. 비글로는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할리우드에서 두각을 나타낸 몇 안 되는 여성감독이었다.

대부분의 여성감독들이 로맨틱 코미디나 섬세한 드라마를 선보였던 것과 달리 그는 장쾌하고 선 굵은 액션영화나 장르영화를 장기로 삼아왔다. 그래서 별명도 ‘할리우드의 여전사’다. 현대적 뱀파이어물인 ‘죽음의 키스’(87년)로 이름을 처음 알렸고, 패트릭 스웨이지와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액션물 ‘폭풍 속으로’(91년)로 스타가 됐다.

하지만 90년대와 2000년대 두 번의 큰 실패를 맛보았다. SF스릴러 ‘스트레인지 데이즈’(95년)와 잠수함 소재 블록버스터 ‘K-19’(2002년)가 그것이다. 이후 그에겐 사실상 이렇다 하게 내세울 만한 작품이 없었다.

당연 ‘허트 로커’ 제작도 쉽지 않았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전쟁영화는 유행이 지난 장르로 취급 받고 있었고, 비글로는 은퇴 위기에 처한 감독일 뿐이었다. 제작자와 비글로는 “개봉을 하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심정이었다. 그는 ‘허트 로커’를 촬영하면서 “난 언제나 영화 만드는 걸 좋아했다. 영화는 세상사에 대해 발언할 너무나 멋진 수단”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역시 작품상·감독상을 탔던 지난달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이 훌륭한 각본을 영화로 가능하게 만드는 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 매사에 열정을 가져라, 무슨 일에든 ‘노(No)’라고 대답하지 말아라”고도 했다.

작품상·감독상 등 아카데미의 노른자위 상을 휩쓴 영화 ‘허트 로커’. [AP=연합뉴스]
◆저예산·비주류영화 강세 여전=사실 ‘허트 로커’의 이변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다. 최근 수 년간 아카데미는 저예산·비주류영화의 손을 연거푸 들어줬다. 지난해는 비(非)할리우드 영화(인도·영국 합작)인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2008년에는 코언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2006년 미국사회의 인종갈등을 자극적으로 그려냈던 ‘크래쉬’가 신호탄이었다. 이 탓에 시상식 중계방송 시청률이 떨어졌다는 관측도 우세했다. 그래서 올해 아카데미는 작품상 후보를 기존의 두 배인 10편으로 늘리는 응급처방을 썼다. 하지만 회원들은 대작 ‘아바타’보다 저예산독립영화 ‘허트 로커’의 손을 들어줬다.

기선민 기자

◆허트 로커(The Hurt Locker)=이라크전에 투입된 미군 폭발물제거반(EOD)을 통해 이라크전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낸 액션물이다. 주인공 윌리엄(제레미 레너)은 폭탄을 성공리에 제거하는 데서 스릴을 느끼다 못해 삶의 의미를 찾는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리얼한 전쟁상황 연출로 전쟁의 긴장감과 공포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이르면 4월 중 국내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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