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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사막에서는 그림자도 장엄하다

사막에서는 그림자도 장엄하다 - 이원(1968~ )

이른 아침 교복을 입은 남자 아이가 뛴다 바로 뒤에 엄마로 보이는 중년의 여자가 뛴다 텅 빈 동쪽에서 붉은색 버스 한 대가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다 아직도 양수 안에 담겨 있는지 아이는 몸이 출렁거린다 십 수 년째 커지는 아이를 아직도 자궁 밖으로 밀어내지 못했는지 여자의 그림자가 계속 터질 듯하다 그러나 때로 어두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림자는 몸을 밀며 계속 어둡다 무슨 상징처럼 부풀어 오른 검은 비닐봉지가 그림자 안으로 들어간다 그림자와 함께 간다


다 자란 아이들을 탯줄로 칭칭 감아 아직도 제 양수 속으로 가두기만 하는 엄마들이 있다. 그리하여 하루 한 대씩밖에 오지 않은 해 붉은 스쿨버스에 제 아기부터 태우려고 허둥대는 엄마의 하루는 어둡다 못해 검은 비닐봉지처럼 부풀어 오른다. 엄마들은 자신의 헌신적인 개입으로 아이의 일생이 펼쳐진다고 믿는 것일까. 이 땅의 아줌마들, 저 장엄한 울음은 어느 올림픽에서도 금메달감이리. <김명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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