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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의 행복’ 천안 북면 발전협의회

천안시 오동균 북면장(왼쪽)이 김승진 농업경영인회장과 관내 지도를 보며 소액서민보험제도에 가입한 주민들의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조영회 기자]
천안의 한 시골마을 주민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매를 걷었다. 재해나 사고를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금 일부를 대신 납부해준 것이다. 주민들을 만나 나눔의 동기에 대해 들어봤다.

글=고은이 인턴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정신적,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저소득층에게 보험가입은 쉽지 않은 일이다. 건강보험료 영수증,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확인서 등 각종 서류를 챙겨 보험사를 방문해야 하는 가입 과정부터 까다롭다. 매달, 매년 내야 하는 보험금도 부담이다. 저소득층 중 많은 수가 ‘안 아프면 된다’는 생각으로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이들이 사고를 당하는 경우 절대적인 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지역주민들이 직접 행복나누기에 나섰다. 천안시 북면발전협의회는 이런저런 이유로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이웃들에게 직접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역 저소득 주민의 생활보장을 위해 지역의 자생단체 회원들이 지역주민들의 보험가입을 돕기로 한 것이다. 지역단체에서 저소득층 소액보험 가입을 지원한 것은 충남에서 최초다. 북면발전협의회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북면 저소득 주민 23명에게 보험을 소개하고 보험금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어려운 이웃 돕자 주민들 나서

북면발전협의회는 농업경영인회, 우체국 등 북면의 각 단체장 기관들이 모인 지역의 단체다. 오동균(54) 면장을 주축으로 2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보험 나누기’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성사됐다. 오 면장은 “살기 어려운 사람들은 보험을 챙길 심리적 여유가 없다. 보험가입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가입할 엄두조차 못 내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 이웃들을 챙기려는 마음에 보험 가입 지원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선택한 ‘만원의 행복 보험’은 가입자가 내는 보험금이 연 1만원인 저소득층 맞춤 소액 보험이다. 처음 ‘만원의 행복 보험’을 알게 된 오 면장은 어려운 이웃에게 알맞은 보험이라고 여겨 지역주민들에게 소개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왕 소개하는 김에 보험금 만원까지 대신 부담하기로 했다. 단체에서 지원이 어려울 만큼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선뜻 챙기기 힘들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역과 단체 여건상 아주 큰 돈을 지원할 수는 없었다. 북면 23개 마을 중 1사람씩 대표로 23명을 선정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작은 나눔을 ‘시작’한다는 취지였다. 보험을 지원받는 사람들은 다자녀가정, 환자가정, 조손가정 등이다. 기초생활보장의 수혜대상도 아닌데다 자기 돈을 내고 보험에 가입하기도 어려운 이들이다. 이들은 북면발전협의회를 통해 보험 증서를 전달받고 웬만한 위험사고에 어느 정도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됐다.

북면발전협의회 회원인 농업경영인회장 김승진(54)씨는 “어려운 이웃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안타까웠다”며 “그들을 위해 작은 일을 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5대째 북면에 살고 있다는 그는 “지금 당장 느낄 수 있는 혜택을 지원한 건 아니지만 내 고향, 내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이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던 부분을 챙겨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에 지원 대상 가구 늘려

이들의 보험 지원에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았다. 보험 규정상 65세 이상은 보험에 가입할 수 없어 독거노인들을 지원할 수 없었던 것이다. 오 면장은 “지금 만원의 행복보험으로는 노인들을 지원해줄 수 없어 안타깝다. 저소득 독거노인들도 보험 및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게 돕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들은 ‘만원의 행복 보험‘서비스를 더 많은 저소득 주민의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많은 복지의 손길이 필요한 이 곳에 23명은 너무 적은 숫자. 내년엔 민·관 협력을 통해 보험가입지원대상을 100가구로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북면을 시작으로 다른 기관들의 벤치마킹까지 기대하고 있다. 오 면장은 “작은 일이지만 이걸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펼쳐나가게 되면 큰 일이 되는 것”이라며 “아직은 지원받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 체계적인 지원으로 더욱더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처럼 큰 돈은 쓰지 못하지만 우리 지역의 여건에 맞는 알찬 지원을 통해 우리 이웃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소액서민보험제도(Micro Insurance, ‘만원의 행복보험’)= 우체국 상품으로 연 1만원의 보험료로 각종 상해위험을 보장해 주는 소액 서민보험이다. 국민건강보험의 자기부담료가 직장가입자 월 2만5000원, 지역 가입자 월 2만원 이하인 세대주에 한해 가입할 수 있다. 가계소득이 최저생계비 150% 이하인 저소득층 15~65세 가구주를 대상으로 한다. 보험 재원은 23억원 상당의 우체국 재원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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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