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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 BOOK] ‘괴물’이 된 기업의 탐욕, 정부가 나서 풀어라

 기업의 경제학

조엘 바칸 지음

윤태경 옮김, 황금사자

272쪽, 1만4000원




대공황의 여파로 반기업 정서가 최고조에 달했던 1933년, 미국 대법원에선 흥미로운 판결이 나왔다. 루이스 브랜다이스 판사가 기업의 책임과 관련한 판결문을 내놓으면서 기업을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괴물을 창조한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이를 통제하지 못했던 것처럼, 정부 역시 방종한 기업을 만들어 놓고선 어쩔 줄 몰라하고 있던 상황을 빗댄 것이다.



수 세대가 지난 지금, 상황은 예전보다 나아졌을까. 저자의 대답은 “노”다. 사외이사 제도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고 꾸준히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음을 홍보하지만, 탐욕적인 근본 속성 자체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술 더 떠 최근의 기업들은 심지어 ‘사이코패스’같은 행태까지 보인다고 했다. 무책임하고, 쉽게 과대망상에 빠지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점, 그러면서도 매력적인 가면으로 위험한 자아를 감추려는 게 영락 없이 반사회적 인격장애 환자라는 이야기다. 2001년 일어난 엔론사태나 최근의 미국발 금융위기 등도 모두 기업을 방치해 놨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그동안 이런 기업들을 시장에서 길들일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다. 주주나 소비자가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기업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기업이 이들 눈치를 봐 약간씩 행동을 바꿀 순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결국 괴물을 만든 장본인인 정부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좀 더 엄격한 규제를 통해 기업들이 억지로라도 사회와 환경에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책에는 경제계 석학, 글로벌 대기업 CEO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도 담겨있다. 자유방임주의 신봉자인 밀턴 프리드먼과 저자의 표현대로 그와 사상적인 대척점에 있는 노엄 촘스키도 인터뷰에 응했다. 책은 프리드먼의 사망 전에 나왔지만 추천사를 보낸 건 촘스키 뿐이었다. 이 책이 어떤 관점으로 쓰였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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