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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패배의 진단서

<8강전 2국> ○·저우루이양 5단 ●·이창호 9단

제14보(169~186)=백△의 붙임이 하도 따끔해 이창호 9단도 남몰래 울고 있다. 169로 시간을 연장하며 수를 읽었으나 반발하는 수는 없다. ‘참고도 1’ 흑1이 된다면 승부는 여기서 끝이겠으나 백2의 맥이 기다리고 있다. 흑3엔 4가 선수. 그 다음 6으로 나가면 흑은 사방의 약점을 동시에 방어할 수 없다. 결국 171로 물러섰고 175까지 결말이 났다. 178 때 179는 정수. ‘참고도 2’처럼 두어도 살 수는 있지만 집으로 손해다.

검토실은 다시 계가로 분주하다(끝내기란 수읽기와 계산의 끝없는 반복이다). 누가 유리할까. ‘미세하지만 반 집쯤 불리하다’는 진단서가 나온다. 오진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 더구나 반집 아닌가. 그러나 검토실에 모인 젊은 강자들의 면면을 보면 도무지 승복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때 청천벽력의 한 수가 등장했다. 184 때 이창호 9단이 바로 막지 않고 185로 둔 것.

“믿을 수 없다. 왜 막지 않았을까. 미세했는데 이것으로 확실히 진 것 같다.”(박영훈 9단)

신기하게도 하루 종일 고전이었다. 더구나 끝내기에서 실수가 등장했다. 이창호 9단이 기어이 중국의 신예 저우루이양에게 무릎을 꿇는 것인가.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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