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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 깊은 고통’ 등록금 알바

대학 휴학생 김은아(23·여)씨. 그는 지난달 청와대 홈페이지에 ‘학비로 허덕이는 대학생들의 고통과 눈물’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썼다.

“여학생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찾았는데 편의점은 시급 2700원, 서빙은 3500원, 사무보조 아르바이트 월급은 50만원…, 현실은 이렇게 춥다 못해 찬 기운이 뼛속에 스며들 정도였습니다.”

그는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등록금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답장을 썼고, 며칠 후 임시국회에서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가 통과됐다. 한 휴학생이 쓴 편지의 힘이다.

전기회사에 다니는 아버지, 인근 공단에서 잔업을 하는 어머니, 신입생 때부터 스키장·고깃집 등에서 일한 남동생, 그리고 1년간 휴학하고 돈벌이에 나선 은아씨. 부모·자녀 할 것 없이 부지런히 일해도 등록금 대기가 빡빡하다. 대한민국 일반 가정에서 두 자녀 대학 보내기는 이렇게 고달프다. 수험생 시절에는 대학만 가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입학부터 돈 걱정이었다. 첫 학기 등록금은 대출로 마련했다. 아버지는 “학창 시절 공부를 곧잘 했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 전문대에 갔다. 너희만큼은 그런 걱정 없이 살게 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김씨가 3학년이 되던 해 남동생이 대학에 입학했다. 김씨 남매는 그해 각자의 등록금을 또 대출받았다. 동생은 1학년을 마치고 입대했다.

김씨의 현재 빚은 600만원이다. 매달 3만원의 이자를 낸다. 자꾸 이자 입금이 늦어져 ‘신용유의자’가 됐다. 4학년 진학을 앞둔 2008년 휴학했다. 방학 때만 하는 아르바이트로는 용돈 벌이도 어려워서다. 6개월간 빵집에서 일했다. 나머지 6개월은 인터넷 쇼핑몰을 차렸다. e-비즈니스를 전공하는 그의 꿈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사무보조로 일했다. 월급은 55만원. 이렇게 2년간 일하며 모은 돈으로 그는 이제 남은 한 학년을 더 다닐 생각이다. 그러나 두 학기 등록금(600만원)은 또 대출받아야 한다. 그간 모은 돈은 이자를 갚고, 앞으로의 생활비로 쓰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졸업하면 1200만원의 빚을 지게 된다. “최저임금대로 정확히 월급을 받고 있으니 형편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그는 자위했다. 김씨는 그간 언론의 인터뷰를 고사하다 본지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해 전국 151개 사립대의 등록금 평균은 707만8000원. 서울·수도권 사립대의 평균 한 학기 등록금은 400만원을 웃돈다. 대학생이 방학 두 달간 자력으로 이 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돈 벌기 쉬운 과외 등은 찾기가 쉽지 않다. 비교적 쉽게 구할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는 최저임금(2010년 기준 시급 4110원) 수준으로목돈을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상당수 대학생은 방학 두 달 내내 휴일 없이 일해야 등록금의 절반 정도를 모으는 데 그친다. 대표적 아르바이트 연결 사이트인 알바천국(www.alba.co.kr)에 의뢰, 실제 아르바이트로 등록금 모으기에 나선 학생들의 사례를 찾았다. 대부분 학생이 아르바이트 3개 정도를 해서 월 100만원 남짓을 모을 수 있었다. 알바천국 공선욱 대표는 “학기 중에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 힘들어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찾는 학생들이 급증하기 때문에 좋은 보수의 일자리를 찾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가슴 저린 사연은 김씨 외에도 적지 않다. 아르바이트 알선 사이트 알바천국이 지난해 707명의 대학생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계형 휴학이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제약의 생체반응을 측정하는 ‘생동성(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참여하는 대가로 20만∼70만원씩 받는 아르바이트도 있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목숨을 끊는 사연도 이어졌다.

탐사기획팀=김시래·진세근·이승녕·김준술·고성표·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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