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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NIE 교실] 신문으로 독서 활동 할 수 있나요?

신청사연

“책을 읽어도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기억해내는 아이들은 별로 없잖아요. 책에서 얻은 교훈을 실생활에 적용시켜 보는 학생은 더더욱 적어요. 독서에 신문을 연계하면 지식 적용 능력이 향상된다고 들었습니다. 방문해주시면 공부에 대한 열정이 큰 우리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백춘현 민사고 교사(가운데)가 등명중 학생들에게 신문 기사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는 요령을 알려주고 있다. [황정옥 기자]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등명중학교는 전교생 900명 중 200명이 생활지원대상자다.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도 드물다. 안미주 사서교사는 “인근 중학교 가운데 외고 진학률은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며 “자질이 좋은 아이들인 만큼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어서” 찾아가는 NIE 교실의 문을 두드렸다.

안 교사는 지난해부터 교내 생활지원대상 학생을 중심으로 ‘독서 교실’을 운영해오고 있다. 독서 후에는 ‘한 줄 서평 쓰기’나 ‘친구에게 추천 엽서 보내기’ 등 부담 없는 활동을 주로 했다. 문화적 혜택을 누리게 하고 싶어 저자 초청 시 낭송회를 열기도 하고 서울시향 클래식 공연에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경기도 양평군의 ‘소나기 마을’로 문학 기행을 다녀온 적도 있다.

“아이들의 호응이 정말 뜨거웠어요. 그동안 참여할 만한 프로그램이 없었을 뿐이지 작은 기회라도 주어지면 열정과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아이들이란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어요.”

안 교사가 NIE에 관심을 두게 된 것도 학생들 덕분이다. 시사 이슈에 관심을 보이며 논술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해왔다. 특히 예비 중3 학생들이 적극적이었다. 학부모들도 시사 논술 프로그램이 생기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안 교사는 NIE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뿐 구체적인 방법은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고 있던 차였다.

신청 사연이 채택됐다는 연락이 전해지자 방학 중인데도 스무 명이 넘는 학생이 몰려왔다. NIE 자문단은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이 인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안 교사도 “자문단의 설명을 들으니 NIE에 대한 감이 잡힌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김명진(등명중 2)양은 “신문의 가치를 재발견한 시간이었다”며 “혼자서라도 신문 읽기를 꾸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세요
서평 기사, 독서 신문 … 방법 많지요


NIE 자문단은 안 교사가 진행해온 기존의 독서 프로그램에 신문을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년별 추천도서 목록을 살핀 뒤 책의 주제와 걸맞은 신문 기사를 찾는 요령을 알려줬다.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소설과 ‘은둔형 외톨이’의 문제를 다룬 기사를 연결 지어 보는 식이다.

“사람이 벌레가 됐다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이죠. 어떤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을지 찾아보면 되겠죠.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기사를 읽고 소설 주인공의 상황과 맞춰보는 활동을 해보거나 나도 벌레 같은 존재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을 겁니다.”

도서관 한쪽 벽에 빼곡히 붙어 있는 ‘한 줄 서평’도 꼼꼼히 살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에 인기 아이돌 그룹의 자전적인 이야기도 포함돼 있었다. NIE 자문단이 학생들에게 “단편 소설집과 연예인 이야기 책 중 어떤 책에 관심이 가느냐?”고 묻자 “연예인 관련 책”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자문단은 “당연한 일”이라며 “저자에 대한 사전 정보를 알고 있으니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을 자주 보면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라는 두껍고 학술적인 책도 연예인 이야기 책처럼 흥미롭게 다가오게 됩니다. 시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쌓이는 만큼 이와 관련된 책에도 관심이 가기 때문이죠. 이해도 안 되는 어려운 책을 억지로 읽는 것보다 먼저 신문을 읽는 게 효율적이에요.”

안 교사에게 제안한 NIE 수업방법

안 교사는 자신이 NIE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어 당장 토론을 이끌거나 논술 수업을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NIE 자문단은 신문을 활용해 창의적인 독후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했다.

■ 독서 신문 만들기= 모둠별로 다른 책을 읽게 한다. 모둠의 정원은 4~5명 정도가 적당하다. 각자가 신문 제작에 필요한 역할을 하나씩 맡는다. 주인공과 인터뷰 기사 작성, 소설 속 시대 여행, 만평 그리기 등 자신의 역할에 맞춰 기사를 작성한다. 기사별로 사진·일러스트·그래프 등 시각 자료를 첨부해 가독성을 높인다. 책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적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 사례 찾기= 책 속의 내용과 연관 지을 수 있는 기사를 찾게 한다. 『시크릿』을 읽고 비슷한 성공 사례를 찾아 보는 식이다. 최근 밴쿠버 올림픽에서 예상 외로 금메달을 딴 선수들과 관련된 기사도 좋다. 각 학생이 찾은 기사들을 큰 종이에 한번에 모아 게시하면 다양한 사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 서평 기사 쓰기= 신문의 서평 기사는 독자들에게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주요 내용을 빠짐없이 짚어준다. 기자가 돼 자신이 읽은 책을 서평 기사 형식으로 적어본다. 상대방에게 이 책을 꼭 읽게 하려면 어떤 부분을 부각시켜야 할지 생각하며 쓴다. 내용뿐 아니라 표지나 삽화, 종이의 질, 저자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적으면 책 한 권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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