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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에 병 주고 약 준 브라운

지난달 미국 매사추세츠주 연방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의 스콧 브라운(51·사진) 후보가 당선됐을 때 대부분의 미 언론은 이 사실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민주당 아성으로 불리던 이곳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는 이변이 발생했다는 점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 의석 하나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민주당의 ‘수퍼 60석’이 붕괴돼 초미의 관심을 모았었다.

브라운 의원은 2월 등원 후 공화당의 ‘41번째 의원’으로 불렸다. 그가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비롯해 오바마 정부가 주도하는 각종 법안의 통과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인식된 탓이다. 상원 구조상 100명의 의원 중 60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법안에 대한 지루한 토론을 종결지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브라운 의원은 당선 직후 “하루 빨리 의원선서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하는 등 반(反)민주당 전선의 선두에 설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랬던 브라운 의원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상원 표결에서 오바마가 주도하는 법안의 처리에 찬성표를 던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이날 일자리 창출 지원법안을 놓고 벌어진 토론 종결 찬반투표에서 ‘이제 그만 토론하고 표결하자’는 쪽에 손을 들었다. 상원의원으로서 그의 세 번째 투표였다.

토론종결 동의안은 찬성 62, 반대 30으로 가결됐다. 투표에 참가한 민주당 의원 전원, 브라운 의원 외에 올림피아 스노·수전 콜린스 등 중도 성향의 공화당 의원 4명이 찬성했다. 이로써 일자리 법안은 24일 최종 표결을 앞두게 됐다.

브라운 의원은 표결 뒤 “일자리를 잃은 지역 주민들이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찬성했다”고 말했다. 일자리 법안은 총 150억 달러를 투입해 실업자들을 고용하는 이들에게 사회보장세 분담을 면제해 주는 게 핵심이다.

백악관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서를 통해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으며, 법안 통과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추가적인 일자리 관련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건강보험 개혁이다. 오바마가 22일 오전 새로운 건강보험 개혁 법안을 제시한 상황에서 초당적인 정치문화가 되살아날 경우 브라운 의원을 비롯한 일부 공화당 의원의 찬성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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