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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삼룡씨 별세] 상실감 큰 중·장년층 인터넷서도 애도 물결

광대의 마지막 길은 헛헛했다. 영정 속 반백의 노인은 미소 띤 얼굴로 조문객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23일 배삼룡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 오랜 투병 동안 이별을 예감했던 조문객들은 오열 대신 그리움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무대에 대한 열정=고인은 최후 순간까지 무대에 대한 그리움을 불태웠다. 병상에서도 무대에 설 날을 대비하며 경례 포즈를 취하고 윙크를 연습했다. “TV에서 나이 든 사람들의 웃음을 찾아줄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소원 때문”(코미디언 이용식씨)이었다. 아들 동진(55)씨는 “꼭 기운을 회복해 무대에 설 거라고 하신 말씀이 마지막이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970년대 고인과 영화 ‘애처일기’를 찍었던 원로감독 심우석(83)씨는 “최근까지도 ‘지방공연 가고 싶다’고 한 사람”이라며 “남에게 웃음을 주는 대신 뒤에선 눈물 짓던 천생 코미디언이었다”고 돌아봤다.

◆선·후배 희극인 줄 이어=동료·후배들은 “고인의 바보 연기가 한국 코미디의 기틀이 됐다”(엄용수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고 입을 모았다. ‘뽀빠이’ 이상용씨는 “넘어질 자리까지 꼼꼼하게 계산한 분”이라며 “비실이라는 별명과 달리 반듯하고 완고했다”고 돌이켰다. 현역 최고령 코미디언 송해씨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몸짓 연기를 있는 힘을 다해 끌어오신 형님은 그 자체가 코미디의 역사”라고 기렸다. 90년대 중반 고인과 ‘바보 부자(父子)’로 호흡을 맞췄던 이윤석은 “ ‘넘어지는 연기를 할 땐 신발을 좀 크게 신어야 자연스럽다’며 꼼꼼히 지도해주신 분”이라고 했다. 남보원·전유성·임하룡·최양락·이홍렬 등 중견 코미디언뿐 아니라 이영자·홍록기 등 후배들의 발길도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네티즌 애도의 물결=인터넷에도 추모 물결이 흘렀다. 특히 중·장년층의 상실감이 컸다. “힘들던 시절, 흑백 TV 앞 서민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바보 연기의 원조이자 희극인에게 귀감이 되신 분”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근조 화환을 보내 고인을 애도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빈소를 찾아 “큰 웃음을 주시던 대선배가 떠나서 가슴이 아프다”고 기렸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 유해는 성남 화장장에서 화장된 후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분당추모공원 ‘휴’에 안치된다. 유족은 1남2녀.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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