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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퀸들 뒤엔 엄마의 땀 희생 그리고 눈물이 있다

골프선수에게 아빠(골프대디)가 있다면 피겨선수에게는 엄마(피겨맘)가 있다. 개인의 삶을 접고 메달을 향해 힘든 생활을 하는 선수들에게 엄마는 최고의 동반자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과 그들 엄마 간의 각별한 사연을 소개한다.

#여왕을 키워낸 여왕의 그림자

“스트레스를 풀 대상이 없어 엄마랑 죽도록 싸웠다. 엄마도 힘들었을 것을….”(김연아 자서전 『김연아의 7분 드라마』 중)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51·사진)씨는 24시간을 딸과 함께한다. 밴쿠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박씨는 ‘피겨퀸’을 만든 여왕의 그림자고, 김연아에게 올림픽 메달은 그런 어머니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2008년 3월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당시 김연아는 고관절 부상으로 고생했다. 김연아는 진통제까지 맞고 경기에 나섰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5위에 그쳤다. 당시 김연아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박씨는 그런 김연아를 두고 “연아는 실망한 기색을 보이거나 하는 애가 아니에요. 제 앞에서는 웃죠. 속은 어떨지 몰라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일곱 살의 김연아가 스케이트를 시작할 무렵, 그의 코치는 박씨에게 “어머니, 가정 형편이 되십니까”라고 물었다. 박씨는 앞뒤를 재지 않은 채 무조건 ‘오케이’했다. 밴쿠버 올림픽은 박씨가 김연아를 뒷바라지해 온 13년의 세월이 결실을 맺는 무대이고, 김연아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는 어머니

여자싱글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한국시간), 이번 올림픽에서 유력한 메달리스트 조애니 로셰트(캐나다)는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마지막 연습을 마쳤다. 불과 하루 전 심장마비로 어머니(테레스 로셰트)를 잃었지만 로셰트는 포기하는 대신 다시 스케이트를 신었다. 어머니는 딸을 응원하기 위해 밴쿠버에 날아와 있었다. 캐나다 전역에서 그를 위로하는 메시지가 밀려들었다. 연습이 끝난 로셰트는 묵묵히 경기장을 떠났다. 대신 그의 코치 매넌 페런은 “조애니가 집중하고 전력을 다해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처음 마음먹었던 대로 다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이 로셰트에게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인 셈이다.

나가수 미라이(미국)는 23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엄마를 위해 스케이팅을 하겠다”고 말했다. 나가수의 어머니(나가수 이쿠코·55)는 지난 가을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나가수가 이번 시즌을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나가수가 빙판을 가를 동안 그의 어머니는 두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힘든 화학 치료를 받았다. 그의 어머니는 방사선 치료를 올림픽 이후로 미루고 딸과 함께 밴쿠버로 향했다. 올림픽 메달은 죽음과 싸우는 어머니에 대한 큰 선물일 수밖에 없다.

밴쿠버=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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