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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트위터와 패킷 감청

광속도로 진화하는 첨단 정보기술시대의 이면에 ‘아이티포비어(IT-phobia)’가 있다. 인터넷이 어렵고, 스마트폰이 두렵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속성상 현실을 뒤쫓아갈 수밖에 없는 법(法)이 더욱 그렇다.

지난주 국회에서는 트위터를, 법원에서는 패킷 감청을 주제로 각각 토론회가 열렸다. 트위터는 가입자끼리 140자 이내 ‘토막 정보’를 교환하는 무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방송은 물론 인터넷보다 빠른 전파력을 자랑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선거에서 유효하게 활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네 정치권도 앞다투어 계정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중앙선관위가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지난 22일 배포한 ‘원포인트 선거 안내’에서 트위터가 ‘홈페이지와 e-메일이 융합된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트위터 계정(@nec3939)에 정치인 672명을 ‘친구’로 등록했다. 사실상 ‘친구’가 아니라 감시 대상이다. 이를 두고 한 정치인은 “유신시대 장발과 미니스커트 단속을 연상시킨다”고 비아냥댄다. ‘날아가는 기술’에 ‘기어가는 법’을 빗댄 것이다.

실제 공직선거법의 제정 취지는 ‘말은 풀고, 돈은 묶는’ 것이다. 그래서 돈이 드는 ‘인사장, 벽보, 사진, 인쇄물, 녹음 및 녹화테이프와 기타 유사한 것을 배부, 살포, 상영, 게시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여기에 무료이자 신개념 소통 방식인 트위터까지 포함시킨 것은 ‘과잉 금지’다. 오히려 민주주의의 요체가 활발한 소통이란 점에서, 한꺼번에 8명을 뽑는 선거에서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를 폭넓게 용인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현실적으로 단속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중국처럼 아예 접속을 차단하면 몰라도, e-메일 주소만 있으면 전 세계에서 어디서나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해외에서 얼마든지 메시지를 띄워 공유할 수 있다. 또한 무차별 살포가 아니라 끼리끼리 ‘친구’라는 점에서 실제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미지수다.

인터넷 패킷 감청 논란 역시 첨단의 파생품이다. 영장을 발부받더라도, 전화와 달리 속성상 장소와 목적물의 범위를 특정하기 어렵다. 대상뿐만 아니라 인터넷 회선에 접속한 모든 사람의 온갖 시시콜콜한 사생활 정보까지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다.

트위터 규제나 패킷 감청 문제는 기술발달과 법체계의 불균형에서 비롯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불균형을 피해 ‘포괄적 금지’를 남발하면서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관련법 정비는 지지부진이다. 공직선거법의 ‘기타 유사한 것’이란 조항은 이미 지난해 헌법재판관 5명이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의견을 냈다. 선관위도 법을 개정하면 될 일이란 입장이다.

패킷 감청도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규정을 위배한 것인 만큼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 패킷 감청이 원천적으로 영장발부 대상이 아니라는 법조계의 지적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공직선거법은 소통 확대가, 통신비밀보호법은 사생활 보호가 핵심이다. 바로 국회의원들이 할 일이다.

박종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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