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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법원장이 우려한 ‘법관의 독단’ 막을 대책은?

이용훈 대법원장이 엊그제 법관 임명식에서 “상식에 어긋나는 기준을 법관의 양심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심은 공정성과 합리성이 담보돼야지, 유별난 개인 법관의 독단을 양심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잇따른 편향 판결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부의 수장이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법조계에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 법관들에 대한 주문이자, 선배 법관들의 자성(自省)을 촉구하는 시의적절한 메시지다.

현재 사법부가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는 이면에는 ‘법관의 자질’ 문제가 있다. 바로 이 대법원장이 일일이 거론한 판단능력과 전문성과 자세다. 다른 법관들조차 납득할 수 없는 튀는 판결은 가장 기초적인 능력과 자질 문제다. 법관의 양심을 이념이나 신념의 산물인 것으로 혼동하는 것이다. 또 모르면 전문가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광우병에 대해 잘 모르면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면 될 일이지, 멋대로 판단하지 말라는 얘기다. 더불어 겸손함을 몸에 익히라고 한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다.

이런 말씀이 좀 더 빨랐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바로 국회 폭력으로 기소된 강기갑 대표의 무죄 판결로 논란이 일었을 때다. 당시 “사법부 독립을 굳건히 지키겠다”고만 언급했고, 부연 설명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전교조 교사의 시국선언, 빨치산 이념 교육 등 줄줄이 이어진 무죄판결의 ‘뒷심’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우리법연구회가 해체 불가를 표명한 것도 마찬가지 연장선이다.

늦게나마 대법원장이 법관들에게 신뢰 회복과 자성을 촉구한 것은 의미가 있다. 문제는 이런 메시지가 일선 법원에 어떻게 얼마나 스며드느냐다. 서울중앙지법이 재정합의부를 신설하고, 연륜 있는 단독 판사를 보임하면서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튀는 판결의 실질적인 예방과 대책, 법원 내 사조직 척결, 들쭉날쭉한 양형(量刑)의 조정 등이 선결 과제다. 그래서 이 대법원장의 말이 아닌 후속 조치를 주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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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