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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놓고 풀이는 5가지 … 어떤 해석을 믿어야 할지

다섯 가지 운세풀이를 체험한 고란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신내림 받은 ‘면목 도사’
-망신살을 풀어줘야지 돈 벌어도 자꾸 새나가

기자 현장체험, 점집 5곳 가봤더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들어갔다. 점집은 서울 중랑구 용마산 밑자락에 있었다. 옆에는 절도 있었다. 뭔가 ‘신기(神氣)’가 가득한 느낌이다. 점집 하면 연상되는 전형적인 모습의 방으로 들어갔다. 상을 마주하고 앉은 이는 50대 여성. 길가에서 마주쳤다면 그저 고운 아줌마려니 했을 인상이다.“여자로 태어났는데 사주에서 볼 수 있는 건 남자의 운명이 많아요.”뭔가 안 맞는다는 얘기다. 50분에 걸친 운세 풀이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사주는 좋다. 머리 좋고 영리하고, 권위ㆍ권세를 누릴 수 있는 사주다. 그런데 이상하게 잘 안 풀린다. 주어진 일을 금방 해낼 것 같은데 조금 지나면 자꾸 나약해지고 일은 흐지부지된다. 분주하기는 한데 깊이 파고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태어난 시(時)에 망신살이 있어서 그래요. 일을 하는 데 장애물이 끼어 있어요. 나무가 자라는 데 칡넝쿨이 나무를 감고 있는 식이지.”망신살 때문에 늘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느낀단다. 직장 생활에서도 늘 바쁘긴 한데 실속이 없다. 인연을 만나도 그렇다. 붙들려는 사람은 떠나가고 별로인 사람은 진드기처럼 붙는단다. 27~28세에 인연을 만난 적 있지만 망신살 때문에 놓쳤다. 결혼해도 남자가 겉돌고 한눈팔 거란다. 돈도 벌긴 버는데 모이지 않고 자꾸 어디론가 샌다.

“이건 사람이 어쩌지 못하는 거지. 그래서 신의 힘으로 풀어줘야 해요. 칡넝쿨을 잘라내 주면 꽃도 피고 열매도 얼마나 잘 맺겠어요. 사주팔자의 액운을 풀어주는 데 250만원이 들어요. 요즘은 젊은 아가씨들도 많이 해요. 250만원이 적은 돈 아니지만 이거 하고 이천, 이억 건지는 사람 많이 봤어요.”아예 가능성 없는 사람은 이런 얘기도 안 한단다. 망신살만 없으면 잘될 사주인데 자기도 안타까워서 그러는 거란다. 액운을 푸는 건 속옷ㆍ머리카락ㆍ손톱ㆍ발톱 등을 가지고 오면 그걸 가지고 ‘나름의’ 의식을 치른다고 한다. “굿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맞혔다는 역술가
-몸에 칼 세 개 지녔어,검사·의사를 만나봐


“결혼이 늦네요. 만나기는 할 것 같은데…. 원래 이 사주가 결혼이 어려운 사주예요.”첫마디가 이렇다. 32세 미혼이니 보통 사람이라도 이런 말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속마음을 읽었는지 바로 ‘전문가스러운’ 설명이 이어진다.“이 사주로 태어난 사람은 성품은 여성인데 삶은 남성이에요. 여성처럼 못 살고 남성처럼 살죠. 일이나 대외적인 면에서는 최고죠. 그러니 주변에서는 남자가 없어도 되겠다고 생각하니까 결혼이 늦어지는 거예요.”사주에 삼형살(三刑殺)이 끼어서 그렇단다. 이런 사람은 성격이 칼 같고, 끝맺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칼을 쓰는 직업을 선택했어야 한다. 검사ㆍ의사 같은 ‘사’자 돌림 직업. 삼형살이 있는 사람은 그런 직업이 아니면 결혼 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본인이 아니면 배우자가 꼭 그런 직업이어야 해요. 그런 직업의 사람을 만나야 결혼 생활이 잘돼요.”삼형살이 낀 사람은 마치 자기 몸에 세 개의 칼을 꽂고 있는 모양이라고 한다. 자신의 직업이 칼을 쓰는 쪽이라면 몸에 있는 칼을 빼서 휘두르면 되기 때문에 최고의 사주인 셈이다. 그러나 자신이 그런 일을 하지 않으니 칼에 찔릴까봐 남자들이 접근을 못 한다. 대신 남자가 칼 쓰는 직업이면 내 몸의 칼을 빼서 쓸 수 있어서 괜찮다는 것이다.“연애 결혼은 안 되는 사주예요. 중매 결혼을 해야 해요. 올 4, 6, 8, 10월에 기회가 오겠네. 선 들어오면 남자 직업을 꼭 따져보세요.”
공망살(空亡殺)도 있단다. 있어야 할 자리가 비었다는 의미다. 나중에 임신했을 때 조심해야 한단다.

이런 살은 풀어주는 게 좋다고 덧붙인다. 비싼 돈 주고 부적 쓰라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데, 종교가 있느냐고 물어본다. 어머니가 절에 다니고 나는 없다고 답하자, “그럼 어머니한테 부탁해서 절에서 풀어달라고 해라”고 말한다. 그리고 “불교ㆍ천주교 같은 종교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혜수·유해진 궁합 봤다는 전문가
-발끈하지만 사리 밝아,친구와 돈거래 안 돼

“이름이 나빠.”
지금껏 이름 예쁘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나쁘다는 말은 못 들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그러곤 본격적인 관상 풀이에 들어갔다. 말하면서 상담 용지에 내용을 자세히 적었다.“자존심이 강하고 한 번 화나면 발끈하고. 고집이 있지만 근본은 여리고 내성적인 것이 담겨 있다. 사리는 밝다.”실제 내 성격과 비슷한 것 같다. 정말 ‘족집게’인가. 아니면 내 얼굴과 말투에서 성격을 읽어낸 건가.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점쟁이들은 보통 사람보다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며 “일반인들이 지나치는 작은 몸짓·어투 등을 통해 사람의 특징을 집어내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고 말했다. 점쟁이들이 운명을 읽어내는 ‘족집게’라기보다는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라는 주장이다.

관상 풀이가 이어진다. 눈 동공에 고독이 감춰져 있어서 늦은 혼인이 유리하다고 한다. 그전에 했으면 오히려 안 좋았을 거라고. 33세부터는 혼인 운이 열리니까 결혼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피해야 할 띠는 용띠와 개띠다. 이별수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쥐띠도 원망수, 곧 서로 원망하고 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한단다.또 올해는 동업 제의가 오면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 친구ㆍ선후배와 절대 돈거래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올 한 해 운세를 월별로 정리해 줬다. 이렇게 하고 나니 10분이 채 안 지났다. 상담 내용을 적은 종이를 건네줬다. 그냥 끝내기 아쉬워 얼굴 중 고칠 데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두란다. 바꾸고 싶으면 이름을 바꾸라고.
“난초 란(蘭)자를 쓰면 부부간에 이별수가 있어. 궁금하면 거기 적힌 사이트에 가봐.”종이에 보니 이 사람, 관상 관련 단체뿐 아니라 작명 관련 단체의 장도 맡고 있었다. 10분에 5만원 내자니 아까웠다. 머뭇거리자 그는 “집에서 읽어보고 궁금한 거 있으면 일주일 안에 전화하라”며 나갈 것을 재촉했다. 밖에는 3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명문대 출신 ‘손금학의 대가’
-7~8세 연상 찾거나 아예 연하남 만나봐

“애정운에 문제가 있네요. 결혼 못해서 노처녀가 되거나, 결혼하고 이혼하든지. 이게 다 카르마가 있어서 그래요.”손바닥에 잉크 필름을 묻혀 종이에 찍어 놓고 보니 미세한 선까지 보인다. 그중 어떤 선을 가리키며 설명하는데 듣기에 썩 좋지 않다.
나는 독립적 두뇌선 형의 사람이란다. 권위를 싫어하고 복종은 못 하는 사람이다. 그 때문에 자신을 잘 컨트롤할 수 있는 상대가 적합하다고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상대는 다음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7~8세 연상이거나 아예 연하. 둘째,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존경할 수 있을 만한 상대. 그리고 지위와 재력을 반드시 갖춘 사람. 이렇게 조건이 많이 붙기 때문에 결혼이 어렵단다.

그런데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고 한다. 결혼운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기 때문에 일이 잘 안 풀린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방해 요인이 뭐냐고 물었지만 답하기를 주저한다. 재차 재촉하자 겨우 입을 뗀다.“죽은 영체가 있어요. 어머니한테 물어봐요. 어머니가 동생을 유산했든지 낙태했든지 했을 거예요.”금시초문이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자 확실히 물어보라고 자신한다. 그럴 가능성은 작지만 혹시 아니라면 어머니의 바로 위아래 형제 중에서 어렸을 때 죽은 사람이 있을 거라고(확인 결과 없었다).

그리고 친척 중에 혹시 젊은 나이에 객사한 사람이 없는지 따져보라고 한다. 그는 죽은 영체들이 카르마(업)가 돼서 결혼운을 방해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런 카르마는 풀어줘야 하는데, 어머니가 절에 다닌다고 했더니 해결책을 제시한다.
“어머니한테 얘기해서 백중 때 천도재를 지내달라고 하세요. 10만~20만원이면 되니까. OOO이라는 절이 있는데 여기가 전국에서 제일 좋아요.”그리고 나도 집에서 100일 동안 기도를 해야 한단다. “독립적 두뇌선 유형의 사람들이 의심이 많아 기도를 잘 못하는데, 카르마를 풀지 않으면 일이 안 풀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10여 년간 타로만 했다는 ‘달인’
-9~10월 남자운 있네,소개팅 부지런히 해


너무 젊었다. 30대 중반쯤? 10년 넘게 타로만 공부한 ‘달인’이라는데…. 그럼 20대 초반부터 타로점을 봤다는 얘기다.“남의 말 듣는 척하면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스타일이야. 마음만 호기심 천국이지. 아직은 자기 장사할 때 아니야.”뜨끔했다. 어려서부터 ‘고집 세다’는 말은 자주 들었다. 또 요즘엔 ‘엣지 있는’ 카페 같은 것을 차려보면 어떨까 자주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어디까지나 머릿속에서만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 열심히 다니란다. 대신 올해의 필승 포인트는 하반기 ‘연애’라고 못 박는다.

“9~12월에 남자운이 들어와. 잘되면 내년에 결혼하고. 안 되면 내년에 중매나 선으로 만나 3개월 안에 결혼해야 돼. 내년 결혼 운을 넘기면 2014년으로 운이 넘어가.”
결혼운에도 ‘급(級)’이 있단다. 내년은 C급이라고 한다. 급은 운의 강도를 말한다. A급 운은 평생 가는 거고, C급은 강도가 약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운이 들어온다. 상대 남자의 결혼운이 강하거나, 사회의 운(내년에 국운이 상승하고 결혼하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한다)에 기대어 열심히 노력하면 내년에 결혼운이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안 나온단다. C급 운이기 때문에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바뀐단다.“상대를 ‘찍어’ 주는 건 ‘구라’야. 점집 가면 늘 듣는 말이 있을 거야. 첫째, 빨리 결혼하면 두 번 결혼한다. 둘째, 결혼은 늦게 하는 게 좋다. 셋째, 재테크는 부동산이다. 넷째, 해외 나갈 운이었다. 다섯째, 원래 일복이 많다.”

30세 넘어 점집을 찾은 여자에게는 당연히 첫째·둘째·다섯째 얘기가 맞는단다. 주식으로 돈 번 사람 별로 없기 때문에 투자는 부동산이라고 한다. 해외 나갈 운이었다고 하는 것은 의미 없는 말에 불과하다. 그리고 여자들에게는 열이면 아홉은 선생님을 했어야 한다고 얘기한단다.다섯 가지 말, 다 익숙한 얘기다.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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