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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였다 풀었다...기타 선율 속에 나를 맡기다

MC몽을 최고 가수로 치는 초등생 아들이랑 맘먹고 두어 번 같이 들어본 노래가 있다. 레너드 스키너드의 ‘Simple Man’. 녀석한테 들려주고픈 세상사 금과옥조가 몽땅 녹아 있다. 가슴을 파고드는 질박한 기타 선율(스콜피온스가 나중에 내놓은 ‘Always Somewhere’와 인트로 부분이 무척 닮았다)에 얹어진 소박한 노랫말이 내겐 공자말씀보다 좋다. 가사는 이렇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지. “하나뿐인 내 아들아, 이리 와 내 곁에 앉아 보렴. 그리고 내가 하는 말을 잘 새겨 들어...여유를 가져야 해, 너무 바삐 살려 하지 말고. 시련이란 다가왔다가 곧 지나가게 마련이니까. 여자 친구도 사귀고 사랑도 찾아보렴. 그리고 누군가가 저 높은 곳에서 널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잊지 마/ 소박하고 겸손한 사람이 되거라. 너 자신이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돼야 해. 얘야, 날 위해 그렇게 해주지 않겠니?/ 부자가 되기 위해 돈이나 추구하는 그런 욕심은 버려야 해. 필요한 건 모두 네 마음속에 있으니까....”

트리플 기타로 1970년대를 아름답게 수놓았던 ‘서던 록’ 밴드 레너드 스키너드.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고교 동창끼리 의기투합, 결성한 7인조. 블루스 록, 컨트리 록, 로큰롤에 걸걸한 목청, 그리고 악동 이미지가 겹쳐진다. ‘Sweet Home Alabama’가 워낙 유명세를 치른 바람에 더러 앨라배마 출신으로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럼, 서던 록이 대체 무슨 음악이냐고 묻는 분이 있겠다. 그건 마치 목화 향에 땀내음을 뒤섞어 푹 발효시킨 듯한 거칠고도 텁텁한 록 음악이라고 답하련다. 인종 배타적이고 마초 전통이 숨쉬는 남부(정확하게는 동남부)에서 비롯됐으니 그럴 터다.그럼 앨범을 들어볼까. ‘I Ain’t the One’이 격정적인 리프로 포문을 열면, 구슬프기 짝이 없는 ‘Tuesday’s Gone’이 이어진다. 선술집에서 나올 법한 홍키통크 스타일의 ‘Gimme Three Steps’는 또 어떤가.

명곡 ‘Simple Man’을 거치면 감동적인 피날레 ‘Free Bird’가 기다린다. 9분짜리 마스터피스다. 서주부터 앨런 콜린스의 슬라이드 기타, 빌리 파월의 키보드가 심상찮다. 두 명의 기타(개리 로싱턴, 에드 킹) 연주가 가세할 쯤이면 가슴이 금세 벌렁벌렁하다. 4분55초부터 터져 나오는 트리플 기타 작렬. 조였다 풀었다, 들었다 놨다 7분간 용솟음치는 그 에너지는 요즘 말로 ‘작살’이다. 망아의 체험이 이런 걸까 싶다. 올맨 브러더스 밴드의 ‘슬라이드 기타 귀신’ 듀언 올맨(1946~71년, 오토바이 사고로 요절)에게 헌정한 곡이라 더 짠하다.

올맨 형제라면 서던 록의 막강한 ‘원투 펀치’ 중 하나 아니었던가. 그들은 라이브 무대에서 즉흥 연주로 유명했다. 불후의 명곡 ‘In Memory of Elizabeth Reed’를 라이브 음반으로 들어 보시라. 트윈 기타에 두 명의 드럼 주자가 어우러진 유연하고도 팽팽한 리듬감, 천하일품이다.

레너드 스키너드 역시 비운의 주인공이었다. 화염에 휩싸인 멤버들 사진으로 꾸민 커버 재킷 탓이었을까? 77년 6집 ‘스트리트 서바이버즈’를 낸 지 사흘 만에 투어 비행기 추락사고로 보컬(로니 밴 잰트)·기타를 포함, 세 명의 멤버를 잃는다. 하지만 ‘거리의 생존자들’이었다. 미시시피 늪에서 스러졌다가 곡절 끝에 재결성, 오늘도 무대를 누비고 있는 그들을 보노라면 새삼 고맙고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서던 록은 잡초처럼 참 질기다.

박진열 기자


정규 음반을 왜 앨범이라고 할까. LP판을 왜 레코드라고 할까. 추억의 ‘사진첩’이고,‘기록’이기에 그런 거라 생각하는 중앙일보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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