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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지성의 향연 ‘TED 콘퍼런스 2010’ 개막

1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공연예술센터는 청중 1000여 명의 열기로 가득 찼다. ‘세계 지식인의 유희’라고 불리는 ‘TED 콘퍼런스 2010’의 개막 현장. TED의 큐레이터인 크리스 앤더슨이 “삶이란 자신보다 중요하고 거대한 아이디어에 대해 고민할 때 가치 있어진다”는 서두와 함께 개막을 선언하자 참석자들은 환호했다.

TED는 Techonology(기술), Entertainment(엔터테인먼트), Design(디자인)의 약자. 1984년 정보기술(IT) 전문가 리처드 솔 위먼 등이 창설한 콘퍼런스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지식인이 모여 창조적·지적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하고 교감하는 자리다. 2001년 비영리기구인 새플링 재단 창립자인 크리스 앤더슨이 인수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모토는 ‘확산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

매년 50여 명의 다양한 분야 연사가 한 사람당 18분간 강연한다.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와 소니의 콤팩트디스크가 TED를 통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U2의 리드싱어 보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복음주의 설교로 유명한 빌 그레이엄 목사,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제인 구달, 음악가 허비 핸콕 등이 강연·공연한 바 있다.

10일(현지시간) ‘TED 콘퍼런스 2010’이 개막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공연예술센터에서 청중이 강연을 지켜보면서 웃고 있다. [TED 제임스 던칸 데이비드슨 제공]
13일까지 나흘 동안 열리는 올해 행사에도 ‘창조’를 지향하는 세계의 핵심 인사들이 참여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빌 게이츠(12일), 아카데미상 무대 디자인을 한 건축계 거장 데이비드 록웰(12일), ‘버자이너 모놀로그’ 극본을 쓴 작가 겸 여성운동가 이브 엔슬러(12일), 영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13일) 등이 강연에 나선다. 앨 고어와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위즈니악이 강연자가 아닌 일반 청중으로 참석할 정도다. 올해 콘퍼런스 주제는 ‘세계에 지금 필요한 것(What the World Needs Now)’.

개막 첫날인 10일엔 영국 보수당 당수 데이비드 캐머런,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기타와 모양이 비슷한 현악기 ‘우쿨렐레’ 연주가 제이크 시마부쿠로, 미국 MIT대 교수 겸 원조개발 전문가 에스더 듀플로, 암 연구학자 윌리엄 리, 거미 전문가 셰릴 하야시, 요리사 댄 바버까지 다양한 면면의 강연자가 등장했다. 이들은 직접 연주를 하고(시마부쿠로), 새로운 암 치료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윌리엄 리), 맛있는 물고기 기르는 법을 설명하면서(댄 바버) 창조적 아이디어에 목마른 청중의 갈증을 풀어줬다. 이렇듯 TED의 강연은 의학·물리학·생물학 등 전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춤·음악·건축·디자인 등 예술적 영역, 때로는 개인적 경험 고백까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든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올해의 TED상’을 받은 영국의 스타 요리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사회운동가인 제이미 올리버. ‘세상을 바꾸는 데 공헌한 이’에게 주는 이 상의 부상은 10만 달러의 상금과 ‘소원풀이’ 한 가지다. 올리버가 “음식의 중요성을 알리고, 비만 방지 음식 조리법을 알려주는 사회운동을 미국에서도 벌이고 싶다”는 소원을 밝히자 청중 수십 명이 발언권을 얻어 이 운동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할 뜻을 밝혔다.

TED 롱비치 행사의 참가비는 6000달러(약 700만원). 돈만 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주최 측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엘리트주의’란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입장권은 판매 10여 일 만에 매진된다. 500여 명이 모여 롱비치 행사를 생중계로 보면서 토론과 놀이를 즐기는 ‘TED 액티브’도 같은 기간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에서 열린다.

롱비치=최지영 기자

주요 참석자들 말말말

- 크리스 앤더슨(TED 큐레이터)

“자신보다 중요하고 거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보는 게 삶의 핵심 요소”

- 제이크 시마부쿠로( 우쿨렐레 연주가)

“모든 사람이 우쿨렐레를 연주한다면 세상은 평화로워질 것”

- 에스더 듀플로(MIT 교수·원조개발 전문가)

“5살 이하 어린이 900만 명 매년 사망, 아이티 수준의 재앙 8일마다 발생하는 꼴”

- 데이비드 캐머런(영국 보수당 당수)

“포스트 관료주의 사회의 3대 요소는 투명성·기회·책임”

- 대니얼 카너먼(심리·경제학자·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우리는 경험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경험의 기억을 선택하는 것”

- 윌리엄 리(신생혈관 재단 회장·암 연구학자)

“암세포에 혈관이 영양을 공급하는 것을 차단, 암치료 가능”

- 댄 바버(셰프·미 최고 요리사 중 한 명 선정)

“농업·축산·수산 방식을 바꿔야 음식이 맛있어지고 자연이 살아나”

- 제이미 올리버(요리 프로그램 진행자·사회운동가)

“ 아이들에게 패스트푸드 계속 먹이면 부모 세대보다 수명 10년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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