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뉴스분석] 정부 ·업계 약값정책 갈등 양쪽 다 일리는 있는데 …

한국제약협회 어준선(안국약품 대표) 회장이 정부의 약가(藥價) 정책에 반발해 11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어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저가 구매 인센티브를 반대했으나 결국 막지 못해 책임을 지고 25일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지난해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게 설명했지만 설득에 실패했다. 장관 뜻이 워낙 그렇다 보니 대통령도 그냥 해보라고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동안 제약회사와 복지부는 약가 정책을 두고 마찰을 빚어왔다. 정부의 1차 목표는 약가 지출 억제다. 2000년 의약 분업, 그 이후 약가 재평가·선별등재제 등 각종 조치를 내놓았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약제비가 매년 10% 이상 증가해 전체 건보 재정 지출의 30%를 차지했다.

정부는 약제비 증가 요인이 약가 거품(2005년 기준 약 2조원)에 있다고 본다. 복지부 임종규 의약품 유통선진화TF팀장은 “약가 거품이 병·의원과 의사, 약사들 주머니로 대부분 들어간다”고 말했다.

저가 구매제의 골자는 병원이 정해진 가격(건강보험이 정한 가격)보다 약을 싸게 살 경우 차액의 70%를 인센티브로 주는 것이다. 병원이 100원짜리 약을 60원에 사면 차액(40원)의 70%인 28원을 장려금으로 준다. 그 다음 해에 이 약의 가격을 최고 10% 깎는다. 또 리베이트를 받는 병원이나 의사·약사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소위 ‘쌍벌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런 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는 현행 약가 제도(실거래가 상환제)의 맹점 때문이다. 병원들이 100원짜리 약을 60원에 구매해놓고 100원에 산 것처럼 거짓으로 신고해 건보 재정을 축내는 경우가 많다. 병원들은 차액을 계속 챙기기 위해, 제약업체는 병원들이 자신들의 약을 계속 처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서로 공모해온 것이다. 병원은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이 정한 약가와 실구매가의 차액을 챙긴다. 사실상 제약업체가 제공하는 ‘리베이트’인 셈이다. 그러나 새 제도는 상거래에 있어 갑(병원)의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 이 제도가 또 다른 리베이트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제약회사들이 종전보다 더 줄 테니 “현재처럼 계속 하자”고 제시하면 리베이트가 더 음성화될 소지가 있다. 만약 리베이트가 줄거나 없어지면 의사들이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약(특허약)으로 처방을 바꿀 수 있고, 이는 국내 제약사의 산업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논란이 많은 제도를 일시에 시행하기보다 시범사업을 먼저 해보자는 제약회사의 목소리도 영 엉터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신성식 선임기자, 김정수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