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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임금체불 사업자 구속수사

서울 강남에서 경비·청소 용역업체인 H사를 운영하는 김모(38)씨는 지난해 11월 일감을 부탁했던 업체로부터 10월 치 용역대금 6억원을 받았다. 김씨는 그 길로 회사를 폐업하고 잠적했다. 277명의 근로자는 임금과 퇴직금 5억7000여만원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노동부 서울 강남지청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김씨는 이달 초 강남노동지청에 자수했다. 노동부 조사결과 김씨는 받은 용역대금을 사채를 갚는 등 개인적 용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노동지청은 김씨에 대해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자수를 했지만 고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해 근로자의 생계를 위태롭게 했기 때문이다.

노동부 보령지청은 지난달 20일 직원 50여 명의 퇴직금 1억7000만원을 체불한 자동차부품업체 대표 박모(70)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퇴직금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모 생명보험에 가입한 근로자 퇴직보험까지 담보로 1억9000여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의적으로 부도를 낸 뒤 해외로 도주하기도 한다. 노동부 성남노동지청이 지난달 8일 구속한 경기도 하남시의 시내버스 운송업자 김모(46)씨가 그런 사례다. 김씨는 2000년 253명의 임금 19억원을 지불하지 않고 고의로 부도를 낸 뒤 국외로 도주했다. 김씨는 지난해 말 잠시 귀국했다 노동부의 수사망에 걸려 구속됐다.

노동부가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사업자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섰다. 9일 현재 16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50여 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또 상습적이거나 고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혐의가 있는 5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체포영장 신청 건수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노동부는 올해부터 임금체불 사범을 생계사범으로 분류해 중대범죄로 다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노동지청별로 전담반을 편성해 체불임금 청산 지도에 나서고, 고의적이거나 상습적으로 임금을 주지 않은 혐의가 있으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만 719억원의 임금이 체불돼 금융위기 때인 지난해 1월과 비슷했다.

노동부 정현옥 근로기준국장은 “경기가 나아져 산업 가동률이 높아지는데도 임금체불이 줄지 않는 것은 악의적인 체불사업주가 있기 때문”이라며 “임금체불은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중범죄로 경제정의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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