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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김준수는 없다, 모차르트만 있다고 생각했어요

첫날 공연 커튼콜 때 객석의 갈채를 받으며 시아준수는 울컥했다. “(소속사와의 분쟁 이후) 처음 국내 무대에 섰고, 팬들이 여전히 환호를 보내준다는 사실이 감격 자체”라고 했다. [김태성 기자]
무대 뒤 대기실에서 그를 기다렸다. 시아준수(김준수·24)는 늘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닌다고 했다. 한시라도 입에서 노래가 떨어질 때가 없다는 얘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문 밖에서 흥얼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그가 곧 들어섰다. 그는 요즘 공연계의 ‘핫 이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의 법정분쟁 중에 도전한 첫 뮤지컬 ‘모차르트’로 엄청난 흥행파워를 발휘했다. 뮤지컬 신인답지 않은 파워풀한 무대를 만들어냈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인터뷰는 뮤지컬에 대한 질문만 받는다는 조건으로 이뤄졌다. 소속사 분쟁에 대한 언급이 부담스럽다는 뜻에서다. 2008년 ‘미로틱’ 이후 국내 언론과의 첫 인터뷰다. 그는 말을 많이 아꼈지만 시종 밝고 명랑했다. “누구든 힘든 때가 있다”는 말을 거듭할 땐, 어쩐지 그의 최근 상황이 떠올랐다.

◆너무도 그리웠던 무대=그의 출연은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다리를 다친 조성모의 대타였다. 독일인 원작자는 첫 만남에서 그의 가창력에 손을 들어줬다. “뮤지컬에 대한 동경은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할 줄은 몰랐어요. 한 3년쯤 뒤로 예상했는데. 지난해 일(소속사와의 갈등)이 있고 국내 무대에 대한 갈망이 컸는데 기회가 온 거죠.”

그를 움직이게 한 건 ‘모차르트’의 음악이었다. “이렇게 좋은 노래를 놓치면 후회하겠다 싶었어요. 천재성 때문에 행복했고 동시에 불행했던, 그런 음악가에게도 사로잡혔습니다.”

◆모차르트 아닌 샤차르트=출연은 결정했지만 눈앞이 캄캄했다. 아이돌 가수로는 최고의 보컬로 평가 받지만, 발성·호흡·창법 모두 생소했다. 허스키한 목소리도 난제였다. 해외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전히 주어진 연습시간은 15일에 불과했다. 게다가 처음 해보는 연기까지. “남들보다 2~3배 연습해도 모자랄 판에 주어진 시간은 짧고, 가요식 발성을 전부 바꿀 수도 없었죠. 고민 끝에 어설프게 할 바에는 내 스타일대로 하자, 기왕 4명의 모차르트가 있으니까 나만의 모차르트를 하자고 마음 먹었지요.” 팬들이 붙여준 ‘샤차르트’(샤는 시아를 줄인 말)의 탄생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아버지 역의 서범석은 “연기를 배운 적 없고 연기를 안 하니 오히려 실제 모차르트에 근접한 것 같다. 과도한 연기로 역효과 나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방신기’="뮤지컬이, 연기로 노래가 극대화되고 노래가 연기로 극대화되는 장르잖아요. 전 연기를 모르니까, 그냥 지금 모차르트라면 어땠을까만 생각했어요.”

평소 소문난 낙천주의자인 그지만 첫 공연 때는 숨막히는 긴장감을 경험했다. “데뷔 때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이제 김준수는 없고 모차르트만 있다. 음악이 전부고, 고통도 행복도 음악 때문이란 건, 나랑 비슷하다, 이런 생각으로 무대 위로 올라갔죠.”

첫 단독무대, 부담감이 컸다. 항상 1/5로 활동했던 동방신기를 잊어야 했다. “동방신기 때는 제가 실수하면 다른 멤버들이 커버해주는데, 뮤지컬은 오직 저 하나만의 싸움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대사를 늦게 치면 상대가 빨리 나오고, 제가 조금 처지면 다른 배우들이 조여주고, 그렇게 주고 받는 거예요. 다른 뮤지컬 배우들이 동방신기 멤버였죠.”(웃음)

◆아이돌, 팬덤=이번 도전은 논란도 많았다. 그 역시 각오한 바다. “아이돌 출신 주인공이라, 평생 뮤지컬만 해오신 분들께는 밉상일 수 있죠. 근데 제가 인복이 참 많아요. 모두 따뜻하고 편안하게 대해주셨어요. 키스신, 미치는 연기등 부끄러운 장면이 많았는데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감사드려요.”

“동료와 선배들에게 먼저 말 걸고 재미있게 해주는 친구”라는 이성준 음악감독의 말대로 특유의 친화력이 주효했다. “제 팬 중에 뮤지컬을 처음 접하고 그 매력에 빠졌다는 분들이 꽤 돼요. 뮤지컬 시장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죠.”

이번 공연은 ‘팬들이 완성한 공연’이란 평도 받았다. 팬들의 집중도가 공연 자체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소녀팬들이 분위기를 깨리라는 우려도 빗나갔다. “저희 팬 분들도 때와 장소는 가리죠. 일부는 팬 페이지에서 뮤지컬 관람요령을 공부하고 왔고요.”

사실 그는 지금껏 공연장을 찾아 제대로 본 뮤지컬이 한 편도 없었다고 했다. 긴 연습생 기간과 바쁜 스케줄에 쫓긴 탓이다. 그런데 벌써 ‘뮤지컬 전도사’가 된 분위기였다. “무대에 서면서 점점 더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들어요. 언젠가 뮤지컬도 영화처럼 1000만 관객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뮤지컬은 언제고 또 다시 하고 싶습니다.”

글=양성희·최민우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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