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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 끝장보겠다는 생각”

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0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본회의장에서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의 강도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엔 불신의 감정이 담겨 있다. 이 대통령은 9일 충북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친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청와대 관계자들이나, 친박계 송광호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 발언을 여권의 단합을 강조한 걸로 받아 들였다. 이 대통령은 충북의 미래에 대해 얘기하면서 “나는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고 지원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 배석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정우택 충북지사를 격려하는 걸로 여겼다. 그런 이 대통령의 발언을 한 언론이 박 전 대표의 지도자 자질을 문제삼은 것으로 보도하자 한나라당에선 큰 파문이 일었다. 박 전 대표는 기자들로부터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다면 어떡하느냐”고 했다. 듣기에 따라선 이 대통령을 ‘강도’에 비유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나아가 “일 잘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 역시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정치권은 해석했다.

박 전 대표가 이런 공격적인 얘기를 한 것과 관련해 한나라당에선 “청와대에 대해 그간 쌓였던 감정이 폭발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표측은 세종시 계획을 수정하려는 이 대통령과 여권 주류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걸로 받아들이고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상표인 신뢰와 원칙을 훼손해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걸 막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보기 때문에 박 전 대표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이 의원은 전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최근 세종시 문제에 대해 끝장을 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강도론이 나오자 박 전 대표는 작심하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가 강공으로 나오자 청와대는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통령의 진심이 왜곡 전달돼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사이가 더욱 틀어지게 됐다”고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그래서 모든 관계자들이 진화하려 노력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오전 일찍 기자실을 찾아 “‘강도론’은 글로벌 경쟁의 한 가운데 있는 우리 내부가 갈등이나 정쟁없이 화합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을 박 전 대표가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의 혼란상을 놓고 여권 관계자들 사이에선 “5개월동안의 불통이 낳은 불행”이라고 말했다.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건 지난해 9월16일이 마지막이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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