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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 한식, 세계를 요리하라

중앙일보는 지난해 1월 말 ‘한식 세계화’를 어젠다로 제안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정부에 전담부서가 생겼고 민간에서도 의욕적인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삐걱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전문가들은 “한식 세계화의 필요성은 일찌감치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방법론에선 방향을 못 찾고 중구난방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중앙일보는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한식 세계화를 위해 우리가 갈 길’을 물었다. 그 답은 ‘서비스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라’ ‘한식보다 세계화다’ ‘민간이 나서라’의 세 가지 전략으로 요약된다. 실천방안으론 ‘식당문화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식당문화 업그레이드를 위한 10대 제안’(표 참조)도 마련했다.

한식 세계화 그후 1년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페셔널 웨이터는 손님이 뭘 먹고 싶은지도 알아야”



①서비스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외국 좋은 점 들여와 재해석을

한식 종사자 자긍심 길러줘야




서울 을지로1가 이탈리아 레스토랑 라 칸티나에서만 20년 넘게 웨이터로 근무한 임승환 지배인은 전문직으로서 웨이터를 육성하는 것이 식당문화 발전의필수조건이라고 강조한다. [김경빈·김상선 기자]
미국 뉴욕주 하이드파크에 있는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히는 이곳의 식당에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요리만 판다. 서빙도 학생들이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레스토랑 매너를 익힌다. 조리 전공 학생들은 가급적 많은 요리를 경험하기 위해 세계 40여개국 요리를 실습한다. 16개국 출신 135명의 요리사와 강사가 강의한다. 이 학교에는 한국 학생이 100여 명 재학 중이다. 2년 차인 정인행(21)씨는 “이곳에선 세계 각국 요리에서 보편성과 독창성을 찾아내 자기만의 요리를 개발해갈 수 있다”며 “세계 각국 요리를 두루 섭렵하다 보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맛에 대한 감각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젊은 셰프들을 중심으로 이런 ‘맛’ 탐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서울 신사동 ‘정식당’의 오너 셰프인 임정식(32)씨는 CIA를 마친 뒤 2년 이상 미국과 유럽의 100여 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순례하며 보편적인 맛을 찾아 다니다 ‘뉴코리안(새로운 스타일의 한식)’을 추구하는 식당을 열었다. 그는 “맛있는 건 어디서든 맛있고, 우리의 맛도 충분히 세계에서 통한다는 자신이 있다”며 “뉴욕에도 같은 컨셉트의 레스토랑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세계 식당 순례를 통해 배운 것은 ‘침략자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좋은 게 있으면 뺏어서 내 것으로 재해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 을지로 1가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라칸티나’엔 20년 넘게 웨이터로 일하고 있는 임승환(49) 지배인이 있다. 단골들은 아예 그에게 메뉴 선택을 일임하기도 한다. 임 지배인은 “프로페셔널 웨이터는 오늘 손님이 무엇을 먹고 싶은지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의 좋은 식당들은 웨이터의 신체조건까지 까다롭게 따져 뽑고, 손님들도 전문성을 인정한다”며 “웨이터가 전문직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식당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한식 소개는 안 돼 … 한식=고급 인식 심어줘야”



②한식보다 세계화에 초점 맞춰라

국제 요리대회 통해 한국 홍보를

양식과 한식 접목 ‘퓨전’도 필요




①‘ 새로운 한식’을 만드는 정식당의 요리들. 한식 같지 않게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디스플레이가 특징이다. 가리비·새우가 들어간 해산물 샐러드. 드레싱 대신 라임·멜론을 졸여 만든 젤리를 이용하고 자몽으로 거품을 내 장식했다. ②계피 맛이 나는 시나몬 젤리와 생강무스를 접시에 담아 ‘떠먹는 수정과’를 만들었다. 위에는 백년초를 넣은 빵가루를 뿌렸다. ③농어 지리를 응용한 ‘미스터 김농어’. 국물을 수프처럼 담고 찐 농어·무를 쌓아 김소스를 얹었다. [김경빈·김상선 기자]
‘한식 세계화’를 지원할 ‘한식재단’이 이달 중 출범한다. 정부의 관련 홍보·교육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게 된다. 애초 최대 1000억원을 출연해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는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일단 10억원의 기금으로 시작한다.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이사회는 정부와 기금출연 기관·기업 대표가 절반씩 참여하게 된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우선 소규모로 출범하되, 정부 위탁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곧 출범할 한식재단이 일본의 일식 세계화 지원기구인 JRO(일식당 해외 보급 추진기구)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7년 출범한 JRO는 정부보다 민간, 정책 당국자보다 직접 일식 세계화를 이끄는 당사자들이 이끌고 있다. 여기에 지자체와 기업이 측면에서 지원하는 구조다. 간장회사인 깃코만의 모기 유자부로(茂木友三郎) 회장이 이사장이다. 서울과 런던·모스크바·뉴욕·상하이·방콕 등 세계 10여 곳에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일식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식=고급 음식’이라는 인식을 전 세계에 심어주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일식보다 세계화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최근엔 유명 요리사 50여 명이 일식 해외 보급 드림팀인 ‘팀 오브 재팬’을 결성했다. 이들은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대형 국제요리회의인 ‘WOF’ 참가를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나선다.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쇼진(精進)요리(사찰요리)를 중심으로 일본의 역사와 종교·문화도 해외에 널리 알리는 게 목표다. 외국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프랑스·이탈리아·중국 등 여러 나라 요리와 일식을 접목한 ‘창작 퓨전 메뉴’도 선보일 예정이다.






“요리사 개개인의 직업의식이 중요 … 정부는 측면 지원을”



③공무원 대신 민간이 전면에 나서라

일본의 스시 국제화도 민간이 해

정부는 셰프·웨이터 교육 담당을




아시아 최고의 중식당으로 꼽히는 홍콩 룽킹힌(龍景軒)의 찬얀탁(陳恩德·55) 수석 셰프는 요리 맛의 원천은 ‘셰프의 직업의식’이라고 꼽았다. 룽킹힌은 2008년 말 ‘미슐랭 가이드’에서 식당과 셰프가 모두 최고 등급인 ‘별 셋’을 받으며, 아시아 최고 자리를 굳혔다. 찬 셰프는 중식 요리사로는 처음 ‘별 셋’을 받았다. 그는 “요리사들은 맛을 속이지 마라”고 충고했다. 그는 한식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몇 년 전 쇠갈비를 먹어본 적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소스가 너무 달았고 조미료로 맛을 가공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지나친 가공은 손님을 속이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조언해달라는 요청에 “정부보다는 민간이 나서야 하며 요리사 개개인의 직업의식이 먼저”라며 “정부는 요리사 육성 시스템을 선진화하고 이들에게 자긍심을 키워줄 수 있는 제도나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일각에선 ‘정부가 대표 한식당을 외국 주요 도시에 건설해야 한다’는 과감한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비판적 시각도 많다. 정부와 민간이 해야 할 역할이 각각 다르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한식당·식품점 관련자들이 지난달 뉴욕에서 결성한 ‘미국 동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단’의 김유봉 대표는 “미국에서 일본 스시가 대중화한 것도 일본 정부가 한 일이 아니고 민간에서 해낸 일인 만큼, 한식 세계화도 정부보다 민간이 노력하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며 “정부는 한식 홍보와 셰프 및 웨이터 등 식당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을 주로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옥 여사 “한식 맛있게 먹으면 한국 다시 찾을 것”



김윤옥 여사가 10일 서울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재외공관장 부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한식세계화교육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며 웃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 여사,정완용 외교부 장관 부인, 홍소선 외교부 1차관 부인.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10일 서울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재외공관장(대사·총영사 등) 부인 117명과 함께 한식 세계화를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김 여사는 범정부 기구인 한식세계화추진단의 명예회장이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옛날에는 국격을 높이고 잘살았으면 좋겠다는 관점에서 (생각)하다가, 이제는 한국 음식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고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에 가 보면 음식이 맛있으면 그곳에 다시 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음식이 중요하다.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 한국을 다시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한식을 내놓을 때 너무 많은 음식을 만들지 마라” “비빔밥과 불고기에 김치와 국만 있다면 괜찮을 것” 등의 제언도 했다.



글=남궁욱 기자, 사진=김경빈·김상선·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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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열 서울관광마케팅 대표 김유봉 미국 동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단 대표, 미국 뉴욕곰탕 대표 마이클 스키비치 미국 CIA 요리학교 교수 서대원 전 헝가리 대사 안정현 우리가 즐기는 음식예술 사장, 한식세계화 추진단 자문위원 앤드루 새먼 워싱턴 타임스 서울 특파원, 음식평론가 임승환 라칸티나 지배인 임정식 정식당 오너셰프 조태권 광주요 회장 찬얀탁 홍콩 룽킹힌 수석 셰프 최미경 미국 뉴욕 핫도그&커피 대표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이사장 폴 솅크 인터콘티넨탈 호텔 식음료 이사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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