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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프런트] 대형마트·백화점 좀도둑은 누가, 언제, 무엇을 훔치나 …

매출 손실액의 40% 이상이 내부인 절도로 발생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대형마트에서 일어나는 절도 사건의 95%는 손님들에 의한 것이다. 10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보안 담당 직원이 오가는 손님들을 바라보고 있다. [강정현 기자]
지난달 24일,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 식품코너. 세일 마지막 날인 일요일 저녁이라 매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건강식품 코너에서 주부 A씨가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그는 혼잡한 틈을 타 홍삼액 한 세트를 몰래 가방에 넣었다. 그 순간 매장을 순찰하던 사복 형사 2명과 눈이 마주쳤다. 형사들이 A씨에게 다가갔다. 형사의 손짓을 알아차린 매장 직원이 도망치는 A씨를 붙잡았다. 소지품을 확인한 결과 가방 안엔 홍삼액을 비롯해 계산하지 않은 상품 6만9000원어치가 들어 있었다. A씨는 울먹이며 잘못을 시인했다.

김향춘 태평로지구대장은 “세일이나 명절 대목엔 대형마트와 백화점 절도사건이 크게 늘어난다”며 “사복 형사가 순찰을 돌며 명절 좀도둑 예방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발되는 좀도둑은 주로 학생과 주부들”이라고 전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일어나는 상점 절도(shoplifting)는 어떤 사람들이 저지를까. 경찰대 행정학과 이웅혁 교수가 2006년 대형 상점에서 일어난 절도사건 937건을 추려 절도범의 나이와 성별·직업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연령대별로는 10대(38.6%)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부산에서 검거된 10대 6인조 절도범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상점들을 돌며 23차례에 걸쳐 470만원어치의 물건을 훔쳤다. 이 교수는 “더 특이한 물건을 더 많이 훔칠수록 집단 내에서 인정받는 문화가 비행 청소년들 사이에서 형성돼 범죄 발생 비율도 높다”며 “몇 명씩 그룹을 지어 절도 행각을 벌이는 게 청소년 범행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30대(20.5%)와 40대(19.7%)가 그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46.8%)이 남성(42.6%)보다 조금 많았다. 과거 연구를 보면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게 당연시돼 왔지만, 이번 결과에서는 거의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식료품이나 생활물품 구입을 부부가 분담하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남자와 여자가 팀을 이뤄 물건을 훔치는 혼성 절도범의 비율도 3.1%로 나왔다. 대형마트의 보안 책임자들은 이들을 ‘전문형’으로 분류한다. 한 번에 많은 물건을 쓸어 담아 차에 실어 도망치거나 옷·가방 속에 많은 물건을 넣어 반복적으로 옮기는 방식을 사용한다.

시간대로는 금~일요일(46.0%)과 오후(53.3%)에 가장 많은 절도사건이 일어났다. 또 상점 절도범들은 가방(73.9%)을 이용해 범행하는 특성을 보였다. 주로 식료품(38.5%)이나 의류(26.2)에 손을 댔다. 훔친 물건의 가격은 절반 이상이 10만원 이하(57.8%)였다. 이 교수는 “훔치기 좋은 물건은 ‘숨기기 좋고 운반과 처분이 쉬워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글=최선욱·심새롬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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