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똑딱하는 순간 발소리 40번, 스텝의 달인들이 온다

아일랜드 탭 댄스 공연 ‘리버 댄스’의 악기는 구두다. 지금까지 1만4000켤레가 소모됐다고 한다. 경쾌한 발놀림에 절로 흥이 난다. 해외 공연이 잦은 까닭인지 멤버 중 35커플이 결혼에 골인했다. 대통령이 홍보에 나서는 등 국가적 지원도 활발하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타닥타 타닥탁타."

빠르다. 관객의 시선이 꽂힌 건 발이었다. 현란한 스텝, 심장 박동수가 점점 가빠왔다.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컨벤션센터. 2700여 객석은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했다. 아일랜드의 '국가대표' 탭댄스 공연 '리버 댄스'는 중독성이 강했다. 공연 막판, 뜬금 없이 대형 케이크가 무대 중앙에 올랐다. 프로듀서가 소리를 쳤다 "오늘은 '리버 댄스' 생일입니다. 정확히 15년 전 2월9일, '리버 댄스'가 태어났습니다." 댄서들이 '후' 불자 15개의 촛불이 꺼졌다.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1초에 40회 발소리='리버 댄스'는 아일랜드의 '난타'다. 지금껏 전세계 300여 도시에서 1만회 넘게 공연되며 2200만 관객을 빨아들였다. 팸플릿 첫 쪽엔 아일랜드 대통령의 축사가 실려 있다. "'리버 댄스'는 아일랜드의 문화 외교관입니다."

아일랜드 탭댄스는 다른 서양의 탭댄스와 조금 달랐다. 상체를 곧추 세웠다. 정자세로 발놀림만 빨리 했다. 절제된 움직임에 관객은 더 흥분했다. 18개로 구성된 에피소드엔 춤과 노래가 번갈아 등장했고, 탭댄스플라멩코힙합 등이 버무려졌다. 특히 1막 다섯 번째 에피소드 '선더스톰(Thunderstorm)'에서 남성 무용수 8명이 일사불란하게 발을 굴렀다.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2막 중반 흑인들이 나와 힙합을 추자 자연스레 댄스 배틀이 됐다. 객석은 후끈 달아올랐다. 다만, 극의 긴박감에 비해 단조로운 무대가 아쉬웠다.

발의 달인들-. 그들이 얼마나 빨리 발을 구를까. 공연 직후 작곡가 빌 웰런에게 물어봤다. 그는 '리버 댄스'로 1997년 미국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초연 멤버 중 한 명이 1초에 35회 발소리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고 대답했다. 믿을 수 없었다. 그가 직접 댄서를 불러 시범을 하게 했다. 스텝을 툭 밟자, "타다다닥" 소리가 동시에 들렸다. 구두 밑 앞뒤좌우에서 모두 소리가 났다. 스텝 한 번엔 4회 소리가 나는 셈이었다. 웰런은 "녹화 필름을 슬로 모션으로 돌려 소리를 하나씩 셌다. 현재 댄서 대부분이 1초에 40번 발소리를 낸다"고 자신했다. 연출가 존 맥콜건의 한마디. "우리 공연에서 가장 소중한 악기는 구두다. 바이올린드럼에 비할 수 없다."

◆아픈 역사를 예술로=아일랜드엔 거의 1년 내내 비가 내린다. 비는 강을 이루고 바다에 모여 하늘로 올라간다. 그리고 다시 비가 된다. 맥콜건은 "사람들은 죽을 때 결국 고향을 찾게 된다"고 했다. 수구초심, 잠시 비장감이 흘렀다. "우린 400여 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다. 1800년대 중반, 대기근으로 해외로 이민을 떠나야 했다. 지금도 미국엔 아일랜드계가 1500만 명이나 된다. 그들 모두 고국을 그리워한다. '리버 댄스'는 그런 회한의 리듬이다."

'리버 댄스'는 베이징 공연에서 중국의 전통 악기인 '얼후'와 협연했다. 웰런은 "탭댄스가 기본이지만 러시아스페인미국 등 각국의 고유한 춤을 자연스럽게 포진시켰다. 연결과 융합은 '리버 댄스'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 '리버 댄스'가 한국을 찾아온다. 3월 2~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515만원. 02-541-6235.

베이징=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