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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민의 줌인 맨해튼] 연봉 111억원이 … 한창때 반의 반의 반

‘연봉 960만 달러(약 111억원)’.

보통 월급쟁이로선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액수다. 그러나 미국 월가의 골드먼삭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로이드 블랭크페인의 연봉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골드먼삭스는 지난해 45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134억 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역대 최고 성적이다. 금융위기로 내로라하는 월가 금융회사가 부실 막기에 급급했던 와중에 군계일학의 실적이다. 지난 한 해 주가도 100% 올랐다. 각각 32%와 85%가 오른 경쟁사 JP모건과 모건스탠리 주가와 비교해도 단연 돋보였다.

그렇지만 연봉은 실적에 비례하지 않았다. 블랭크페인은 봉급으로 현금 60만 달러와 보너스로 주식 5만8381주를 받았다. 주식은 약 900만 달러어치인데 당장 팔 수 없는 조건이 붙었다. 이와 달리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봉급으로 현금 100만 달러에 스톡옵션 870만 달러어치와 주식 790만 달러어치를 합쳐 모두 1760만 달러를 받았다. 덩치나 실적에서 골드먼삭스와 비교도 안 되는 웰스파고의 CEO 존 스텀프도 1840만 달러를 챙겨 간 걸 감안하면 블랭크페인으로선 억울할 만하다.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졌던 2007년 연봉 6850만 달러의 7분의 1도 안 된다.

그럼에도 골드먼삭스 이사회는 블랭크페인의 연봉을 놓고 몇 주를 전전긍긍했다. 지난해 실적을 일찌감치 발표하고도 CEO에게 줄 보너스 액수를 공개하지 못했다. 실업률이 여전히 10%를 웃돌고 있는 마당에 정부 구제금융을 받아 살아난 월가 금융회사가 보너스 잔치를 벌인다는 따가운 시선 때문이었다.

그러다 지난 5일 JP모건이 다이먼 회장의 연봉을 발표하려 하자 기다렸다는 듯 블랭크페인의 연봉을 공개했다. 다이먼 회장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는 막역한 사이다. 말은 안 했지만 블랭크페인이 다이먼보다 적게 받아갔다는 생색을 내고 싶었던 거다.

그렇지만 블랭크페인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월가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미국에서조차 ‘정서법’의 힘은 시장보다 강한 것일까.

정경민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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