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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기행] 6. 다리우스왕의 베히스툰 비문

이란의 중동부에 자리잡은 케르만샤에서 동쪽으로 32km정도 떨어진 곳에 베히스툰산이 있다. 케르만샤 지역을 감싸며 북쪽으로 계속되는 자그로스 산맥이 낮은 구릉을 이룰 즈음 평원에 갑자기 나타난 5백m 정도의 산이 바로 베히스툰 산이다.



이 베히스툰 산에 다리우스 대제(BC 522~486)는 자기가 왕으로 등극한 과정을 쐐기문자로 상세히 기록했다.

이것은 페르시아 제국의 왕들이 남긴 비문 중 가장 길고, 역사학과 고전문헌학적으로 가장 중요하여 '고대 비문의 여왕' 이라고 불린다.



베히스툰산의 중턱에 이 비문과 부조물이 있다. 지상으로부터 69m 위의 경사면에 가로 18m, 세로 7m의 크기로 새겨져 있다. 워낙 험한 곳이라 사람이 이를 보려면 고작 40m 정도까지밖에 접근하지 못한다.



1839년 영국 학자 헨리 로린슨은 베히스툰산 정상에서 자일을 이용해 내려와 공중에서 매달려 쐐기문자를 일일이 베꼈다고 한다.



이 비문과 부조물이 2천5백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이같은 난공불락의 지점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이란 정부의 허가로 이 비문과 부조물을 보수하기 위해 그 앞에 마련된 철재로 만든 빔 위에 널판지를 놓아가며 세계 최초로 사진촬영을 하는 데 성공했다.



BC 522년 페르시아 전체는 정치적인 혼란기였다. 고레스 대왕의 아들 캠비세스왕이 이집트 정벌에 나서자 페르시아는 내분에 휩싸였다.

캠비세스의 동생이라고 자칭한 가우마타는 스스로를 왕이라 칭했다. 이 소식을 들고 페르시아로 돌아오는 도중 캠비세스가 시리아 부근에서 급서하자 10개의 속국은 독립을 선언했다.



이 정치적 혼란기에 페르시아 제국 전체의 왕이 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 이가 바로 다리우스이다.

그는 페르시아 제국의 속국이었던 파르티아 태수의 아들이었으며 캠비세스 왕과 함께 이집트 원정을 갔던 사람이다.



다리우스는 '거룩한 산' 이라고 불리워진 베히스툰산에 자기의 등극과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비문을 새겼다.



베히스툰 비문의 상단 중심에 부조물이 있는 데, 실물 크기(1백73㎝)인 다리우스 대왕과 두 신하인 인타파르나스와 고르바야스, 다리우스가 정복하여 처단한 10명의 왕을 새겼다. 이 부조물 위에는 조로아스터교의 최고의 신인 아후라마즈다가 있다.



이 부조물들의 위아래로는 반란군들의 이름과 행적을 적은 설명문이 세 가지 쐐기문자로 새겨져 있다.

이 부조물의 오른편으로는 다리우스 왕의 등극과정을 새긴 엘람어 비문이 손상된 채 있고, 왼편으로는 같은 내용이 아카드어로 적혀있다. 밑은 고대 페르시아어로 적혀 있다.



당초 다리우스왕도 '왕위 찬탈자' 에 불과했지만 현란한 업적으로 결국 고레스가 창건한 페르시아 제국을 완성하는 왕이 되었다.

그는 페르시아 제국의 영토를 확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복한 23개의 속국들간의 결속을 다지는 데도 힘썼다.



배철현 <미 하버드대 문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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