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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강국의 비결④ 체코



교육 강국의 비결 시리즈 네 번째로 문화예술 강국 체코의 교육환경을 소개한다. 지난달 26일 한남동 대사관저에서 야로슬라프 올샤 주니어(Jaroslav Olŝa, jr) 체코대사의 부인 미하엘라 보프코바(Michaela Vovková·38)를 만났다.

“규칙적 공부 습관 들이기에 초점
학기 성적은 쪽지시험으로 매겨”



역사와 전통이 깊은 문화·예술교육



“ 현대교육의 창시자인 코메니우스(Comenius)를 아시나요? 체코의 유명한 교육학자에요. 의무교육을 전세계에서 제일 처음 주장한 분이기도 하죠. 체코는 오랜 의무교육의 전통을 갖고 있어요.” 보프코바는 “체코에서는 1774년부터 의무교육이 실시됐다”며 “만 6세부터 9년간 의무교육 기간이고, 대학교까지도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체코는 문화예술 강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프코바는 “정부는 청소년의 문화예술 교육에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고 전했다. 어릴 때부터 예술교육을 받게 해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누리게 한다는 것. 이에따라 일반 학교에서도 현장 중심의 예술실기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유적지 답사나 박람회를 단체로 견학하는 것은 물론, 콘서트·인형극·오페라 등을 관람하고 감상문을 써오라는 숙제도 자주내준다. “학교는 아이들이 예술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프라하에 있는 한 초등학교는 복도를 비롯한 건물 곳곳에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해 학교를 갤러리처럼 꾸몄다고 해요. 도자기 가마를 설치해 직접 빚은 도자기를 가마에서 구워볼 수 있게 한 학교도 있고요.”



방과후학교 역시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오후 2~3시쯤 정규수업이 끝나는 초등학생들은 주로 학교에 남아 보조교사와 여러 가지 놀이와 창작활동을 한다.



예술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소정의 수업료를 내고 외부강사에게 레슨을 받을 수도 있다. 예술초등학교도 인기다. 일반 초등학교가 끝나는 오후에 수업을 시작하며 사설학원보다 저렴한 수업료로 질 좋은 예능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예술전문학교에서는 실기시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가 하면 자연과학 분야의 수업을 생략하고 개인 레슨시간을 늘리는 등 재량권도 발휘할 수 있다. 컨서버토리(Conservatory)라 불리는 예술전문학교는 실기위주의 전문적 예술교육을 하는 대표적인 예다. 이곳에서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 중 예술적 재능이 드러나는 학생들을 선발해 전문적으로 교육한다. 전문 오케스트라 단원이나 연극배우로 진출할 수 있는 길도 적극 모색해준다. 보프코바는 “음악·연극·체육 등 각종 예술분야를 특화한 예술전문학교들이 많다”며 “프로로 활약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강사로 초빙해 수준 높은 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예술영재들이 체코로 유학 갈 경우, 영어나 독어 등 제2외국어로 개설된 수업을 들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의식 수업, 잦은 시험 등은 한국과 비슷



체코 학교의 교실모습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교사가 학생들 앞에 서서 특정 과목의 지식을 설명·해설하는 강의식 수업을 주로 한다. 교과서를 물려주는 것이 일반적이라 학생들은 책 대신 노트에 필기를 한다. 문제를 쓰고 풀 수 있는 워크북은 따로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토론식 수업 위주로 진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교관 출신인 보프코바는 “나도 설명형 수업을 받았는데, 여기엔 분명히 강점이 있다”고 단언했다. “강의식 수업은 교사가 갖고 있는 지식을 학생들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효과적이에요. 기본개념이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토론만하면 역효과가 나죠. 한국이나 체코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은 데는 강의식 수업의 힘이 컸다고 봐요.”



체코에서는 한국처럼 일정 기간을 정해 놓고 시험을 보지는 않는다. 각 과목별로 쪽지시험을 보고 그 점수로 학기 성적을 결정한다. 쪽지시험이라고 우습게 봐선 안 된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배우는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양도 많아지기 때문에 공부량이 만만치 않다. 쪽지시험의 형태도 다양하다. 교사가 불러주는 문제에 대한 답을 적기도 하고 칠판에 적힌 주제에 대한 에세이를 작성하기도 한다. 생물이나 화학 같은 과학과목은 실험이나 관찰 등으로 시험을 대신하기도 한다. 보프코바는 “체코 학부모들은 꾸준히 공부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잦은 쪽지시험은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체코 교육이 우리와 가장 다른 점은 ‘공부를 직업선택의 수단(과정)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에게 배움이란 자아발전을 위해 평생 동안 즐겨야 할 활동 중 하나일 뿐이다. 공부 잘하는 것이 곧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제겐 3살 난 아들이 하나 있어요.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이에게 제 생각을 강요하거나 억지로 공부를 시키진 않을 거예요. 행복은 스스로 찾는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친구들과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 가서 문화적 소양을 쌓고 사회성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공부가 아닐까요?”



[사진설명]보프코바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속에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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