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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132> 안나푸르나 등정 60년

세계에서 열 번째로 높은 산 안나푸르나(8091m). 1950년, 프랑스 원정대가 처음 등정했다. 이는 인류 최초로 8000m 이상의 산을 ‘정복’한 기록으로 남았다. 올해로 등정 60년째를 맞는 안나푸르나가 다시 국내외 산악계의 이슈가 되고 있다. 올봄에만 17개 원정대가 안나푸르나에 몰릴 예정인데, 그중 다섯 개는 한국 팀이다. 특히 세계 여성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시도하는 오은선(44·블랙야크)씨의 도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류가 처음 오른 8000m 봉우리, K2 다음으로 위험한 산

글·사진=김영주 기자



‘수확의 여신’ 안나푸르나



안나푸르나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히말라야 등반이 시작된 20세기 이후다. 그전까지는 인도식 토지 측량 방식에 의해 39번의 번호를 가진 봉우리였다. 애초 안나푸르나라는 산스크리트어는 ‘충분한 양식’이라는 뜻으로 알려졌다. 이후 모리스 에르조그(Maurice Herzog)가 정찰 등반을 하던 중 ‘수확의 여신’이라는 제대로 된 의미를 알게 된다.



안나푸르나 산군을 등반 중인 김창호(41) 대장. 사진 왼편에 보이는 봉우리가 히운출리(6441m), 오른편이 안나푸르나 남봉(7219m)이다.


프랑스 원정대의 과감한 도전



영국인들이 에베레스트(8848m) 초등정, 독일인들이 낭가파르바트(8125m) 초등에 국력을 쏟고 있던 시기에 프랑스인들은 안나푸르나의 품을 파고들었다. 에르조그가 이끄는 프랑스 원정대는 50년 6월 3일 안나푸르나 정상에 섰다. 원정대는 정확한 안나푸르나 지도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정찰에서 등정까지 단번에 끝냈다. 비록 중간 캠프와 고정 로프를 설치한 극지법 등반이었지만, 과감한 도전정신은 아직까지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84년 은벽산악회 소속 김영자(47)씨가 동계 세계 초등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당시 등정 논란이 일었다. 이후 94년 남면에 도전한 박정헌(40)씨가 일부 구간 신루트를 내며 등정했다. 이후 박영석(47·96년)·엄홍길(50·99년)씨 등 10명이 오른 것으로 기록돼 있다.



남면은 아이거 북벽보다 두배 길어



안나푸르나의 문화를 곁들인 친절한 트레킹 약도. 마을마다 이런 이정표가 있다
50년, 에르조그는 한 달여의 탐색 끝에 안나푸르나 북면에서 정상으로 가는 루트를 찾아낸다. 일단, 북빙하 5100m 지점에 1캠프를 쳤다. 근래의 원정대가 ABC(베이스캠프 위 전진캠프)를 치는 자리다. 그리고 낫콜 빙하 아래 2캠프(5900m)·3캠프(6600m)를 설치한 다음, 이 무지막지한 빙하를 건너 4캠프(7150m)·5캠프(7500m)를 설치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정상에 다다랐다. 이 루트가 현재 안나푸르나 노멀 루트다. 노멀 루트는 보통 초등 루트이며, 가장 많은 등반가들이 선호하는 등반선이다. 그렇다고 북면이 쉬운 루트라는 얘기는 아니다. 지난해 가을 오은선씨를 비롯해 한국 원정대 3팀은 북면에 캠프를 쳤지만, 모두 되돌아섰다. 낫콜 빙하 아래 2캠프(6400m)에서 1캠프(5400m) 지점까지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리는 눈 폭탄에 무릎을 꿇었다.



70년, 크리스 보닝턴이 이끄는 영국 원정대는 히말라야 원정에서 새로운 등반 스타일을 선보인다. 8000m급 초등 경쟁이 끝난 시점에서 그들은 ‘이미 등정된 봉우리라도 보다 어려운 루트를 찾아 오른다’는 알피니즘에 입각해 안나푸르나 남면에 도전한다. 동서로 수㎞에 걸쳐 펼쳐진 남면 거벽은 빙하로부터 벽까지의 길이가 3000m가 넘는다. 아이거 북벽보다 두 배나 길고, 경사는 아이거와 비슷한 55도 정도다. 원정대장 보닝턴은 영리한 지략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85년, 라인홀트 메스너는 한스 커멀란더와 함께 북서면에 신루트를 개척했다. 거대하고 오목한 북서면은 이전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루트였다. 박영석 대장은 3월 안나푸르나 남면, 영국 루트와 일본 루트 사이에 신루트를 개척한다고 밝혔다. 박 대장을 포함해 신동민·강기석 대원이 단번에 정상을 넘보는 알파인 스타일로 오른다는 계획이다.



2008년까지 등정자 164명, 사망자 60명



안나푸르나 산군 타르푸출리(5663m) 정상에 선 트레커들.
안나푸르나는 열 번째 높은 봉우리이지만, 다른 8000m급 산에 비해 등정자가 적다. 초등 이후 안나푸르나에 대한 무서운 소문은 통계로 입증되고 있다. “특히 등정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K2(8611m)에 이어 둘째로 높다. 2008년까지 안나푸르나 등정자는 164명, 등반 중 사망자는 60명에 이른다.” 이 수치는 왜 안나푸르나로 떠나는 상업등반대(고객에게 돈을 받고 히말라야 정상으로 안내하는 전문 에이전시)가 나오지 않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대신한다.



75년 안나푸르나에 처음 발을 디딘 한국 원정대는 지금까지 5명의 대원과 9명의 셰르파를 잃었다. 이 수치는 주봉인 안나푸르나1봉(8091m)에 도전했던 사망자로, 안나푸르나 산군을 통틀어 집계하면 수십 명에 달한다. 안나푸르나는 한국 여성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자인 고 지현옥씨가 묻힌 곳이다. 지 씨는 99년 봄, 한국·스페인 합동 원정대의 대원으로 정상에 오르지만, 하산 중 실종되고 만다. 같은 날, 엄홍길 대장은 4전5기 끝에 안나푸르나 정상에 섰지만, 후배를 잃었다. 지난가을에는 안나푸르나 남봉(7219m) 아래 히운출리(6441m)를 등반하던 박종성·민준영 씨가 눈사태로 실종됐다.



우리와 비슷한 구룽족이 사는 곳



안나푸르나 가는 길의 계단식 논밭. 황금빛 논은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네팔에도 인도처럼 카스트가 있다. 대체로 종족별 분류와 일치하는데, 네팔의 종족은 30여 개가 있다. 안나푸르나 지역에는 네팔의 지배민족인 구르카(Gurkha)족을 비롯해 여전히 산악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구룽(Gurung)족, 타망(Tamang)족, 티베트 난민 등 많은 종족이 어울려 산다. 그중 구룽족은 생김새나 생활상 등에서 우리와 많이 닮았다. 이들은 벼농사를 짓고, 벼가 안 되는 지역에서는 귀리를 심는다. 늦가을이면 마당에서 옥수수와 들깨를 말리는 광경도 흔하다. 히말라야 지역에서 벼농사가 풍족하게 가능한 곳은 안나푸르나 인근이 유일하다.



올해 도전하는 한국 클라이머



구룽족
히말라야 8000m 봉우리를 등정하는 시기는 대개 정해져 있다. 봄 시즌에 에베레스트는 5월 10일을 전후로 보름, 안나푸르나 또한 5월 첫째 주를 기준으로 열흘 정도가 최적기다. 몬순(5월 말부터)이 오기 전, 날이 따뜻하고 제트기류가 불지 않는 날은 이때뿐이다. 오은선·김창호씨 등 북면에서 도전하는 팀들은 4월 초 베이스캠프를 치기 시작해 4월 말께 등정에 나선다. 남면 신루트에 도전하는 박영석 대장 역시 4월 한 달 동안 고소 적응 훈련을 마친 뒤 5월 초 등정을 시도한다. 박 대장은 신루트에 도전하기 전, 먼저 남면 동쪽 벽에서 극지법(고정 로프를 설치해 단계적으로 고소 캠프를 설치하며 정상에 이르는 방법)으로 고소 적응을 마친 뒤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4100m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ABC(4100m·남면) 가는 길은 트레킹의 대명사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전 세계 히피들이 배낭에 대마를 달고 누볐던 낭만적인 길이다. 국내에서도 인기다. 인천~카트만두 직항 노선을 이용해 ABC 왕복 여정을 단 1주일 만에 마무리하는 ‘초스피드 트레커’도 적지 않다. 배낭 여행족들이 선호하는 코스는 안나푸르나 산군을 한 바퀴 도는 라운딩이다. 안나푸르나 주봉을 비롯해 물고기 꼬리 모양의 마차푸차레(6993m) 등 6000~7000m급 산들을 조망하며 걷는다. 20~30일 걸린다.



● 비용은 현재 트레킹 전문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대략 220만원 선이다.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혼자 갈 때도 비용은 비슷하다. 인천~카트만두 왕복 항공료는 약 120만원 선, 카트만두~포카라 왕복 항공료가 약 170달러 정도다. 네팔 비자(2주)는 25달러, 트레킹 입산료는 35달러다. 여기에다 가이드와 포터 비용, 일일 숙식비 등을 합친 현지 비용이 대략 1000달러 정도 든다.



● 히말라야 트레킹 장비는 ‘히말라야에 가려면 장비 값으로 족히 1000만원은 든다’는 말이 있다. 낭설이다. 한국에서 겨울 태백산에 가는 장비면 충분하다. 봄·가을 시즌 베이스캠프는 웬만해선 영하의 날씨로 내려가지 않는다. 트레킹이 시작되는 포카라는 일 년 내내 한국의 봄 날씨와 비슷하다.



● 고소 증세는 보통 해발 3000m를 전후해 온다. ABC의 고도는 약 4100m. 매년 히말라야를 다니는 클라이머도 가벼운 두통을 동반한다. 그러나 길이 완만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로지가 많아 심하지 않다.




뉴스 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세요? e-메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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