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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섞은 극세사 붙인 전지, 힘 3~4배 세졌네

금속 극세사(사진 위)의 플라스틱 성분을 태워 순수 금속 알갱이들로 이뤄진 극세사 한 올(아래). 태운 선 한 올은전지의 전극 소재가 된다. 태운 선을 빻아 분말로 만들면 잉크 재료가 되는 등 그 용도가다양하다.
극세사(極細絲)로 만드는 고어텍스 실보다 10분의 1 정도 가느다란 실 속에 여러 금속을 넣어 금속 극세사를 만들면 어떨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금속 극세사를 자동차용 2차전지에 넣으면 기존 전지보다 서너 배 이상 강한 힘을 낸다.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던 전기자동차가 이런 전지를 달면 평지처럼 후딱 올라갈 수 있다.



극세사 불에 태워 판으로 만들어
김일두 KIST 박사 획기적 발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재료연구단의 김일두 박사는 남들이 극세사로 옷감 짜는 일에 몰두할 때 그 속에 여러 금속을 넣는 시도를 했다. 실이지만 천 이외의 것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인 셈이다. 이 덕분에 전지의 성능을 높이거나, 공기 오염 여부를 측정하는 고감도 센서를 만드는 일 등에 응용할 수 있게 됐다. 플라스틱 실 속에 금속을 넣는다고 곧바로 전지나 센서가 되는 건 아니다. 금속 이온들이 서로 떨어져 있어 전기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리 전선으로 치면 끊긴 상태나 마찬가지다.



김 박사는 금속을 넣어 극세사를 뽑은 뒤 섭씨 500~700도의 고온으로 플라스틱을 태우는 방법을 썼다. 그러면 그 속에 있는 금속만 작은 알갱이가 된 채 서로 붙어 실이 된다. 금속 극세사를 보면 마치 작은 구슬이 끝없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 박사는 처음에 일반 액체 플라스틱으로 시도했으나 고온으로 태울 때 너무 일찍 타버려 금속 극세사를 만들 수 없었다. 이를 테면 거푸집이 너무 일찍 무너져 버린 꼴이다. 단단한 거푸집을 만들기 위해 여러 합성수지를 혼합해 보고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액체 플라스틱을 만들어냈다.



충전 가능한 2차전지에 쓰려면 양극이나 음극에 잘 붙어야 한다. 김 박사는 여기서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불에 태워 금속 극세사만 남은 것을 한데 뭉쳐 눌렀다. 그러자 얇은 필름 같은 극세사 판이 됐다. 이는 전지 극판에 잘 붙는다. 극세사로 전지 극판을 만들면 전기를 만드는 속도가 서너 배 빨라진다. 극판이 극세사로 이뤄져 화학물질이 반응하는 표면적이 확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전지의 힘을 키운다.



금속 극세사는 실처럼 쓰기도 하지만 분말로 만들어 쓸 수도 있다. 나노(10억분의 1m) 크기의 분말은 만들기도 어렵지만 그 값이 엄청나게 비싸다. 그러나 김 박사는 금속 극세사뿐 아니라 나노 분말을 값싸고 대량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혼합 금속의 숫자나 종류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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