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천안시 직원들 배꼽 잡은 여공무원 8인

1일 오후 4시50분 천안시청 봉서홀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시청 직원 1000여 명이 참석한 월례회의가 열리던 날. 여직원 동아리 ‘노크(Knock)’가 TV 개그콘서트를 패러디한 짧은 공연을 펼쳤다. 관객은 일반 시민이 아닌 시 공무원. 공직 생활과 관련된 내용으로 직원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심기일전의 기회를 주기 위한 공연이다.

“우리는 떨어지는 공무원들 인권을 보장하러 이 자리에 나온 공무원인권보장위원회 즉 ‘공·보·원’입니다.”

여직원 동아리 ‘노크(Knock)’ 멤버들. 왼쪽부터 안현숙·박혜경·문명순·신순자·박성은·박세경·박현주·이강옥씨. 아래사진은 출연자들이 1일 천안시 직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는 모습. [천안시 제공]
우리는 공무원인권보장위!

KBS 개그콘서트 인기코너 ‘남보원(남성인권보장위원회)’을 흉내낸 것. 우선 ‘무조건적인 헌신’만을 요구하는 일부 시민들에 대한 서운함을 얘기했다.

“쓰레기 빨리 치워라, 버스 배차 시간 당겨달라, 전화 좀 잘 받아라, 무조건 친절해라…. 눈 안 치우고 시청 사무실서 커피 마시며 눈 구경하냐고 글 올려 기분 좀 나아지셨습니까?”

유일한 경상도 출신 출연자 신순자(시보건소 중앙지소)씨가 구성진 사투리로 대사를 쏟아냈다. “너무해! 너무해! 나도 시민이고, 사람인데 흑흑~(우는 소리).”

이 공연은 개그콘서트 3개 코너를 섞어 구성했다. ‘DJ변’ 코너의 광고도 선보였다. “(공무원은) 참고 또 참고 미소 지어야 살아 남는다. 천안시 공무원 세계를 강타한 2009년 최고의 화제작. ‘미소&김광이.’ 웃다 지친 김광이를 찾아서.”

공연 원고는 시보건소 건강증진과 안현숙씨가 썼다. 그는 “공무원들에게 웃음과 위안, 그리고 용기를 주기 위해 기획했다”며 “그런데 정작 출연자들이 연습하는 2주간 관객보다 더 많이 웃은 것 같다”고 했다. 모두 주부인 이들은 공연 일주일 전부터는 매일 퇴근 후 만나 연습했다. 공연 하루 전 일요일에도 만나 호흡을 맞췄다.

“무용이 오빠~ 다른 사람 좋다잖아”

안씨는 직접 ‘술푸는 세상’ 코너에서 술푸는 여자 역을 맡아 열연했다. “(술이 잔뜩 취한 목소리로) 잉~ 예전에는 내가 웃는 모습이 최고라던 오빠가 다른 사람 웃는게 더 좋다잖아, 그것도 남자를, 무용이 오빠~”(성무용 천안시장이 김광이 교통과장이 잘 웃는다고 칭찬한 걸 빗댄 부분) “술 실력이 남들 하는 정도는 된다”는 안씨의 연기가 실감났다. 그 때 ‘술푼 남자’(종합민원실 이강옥씨)가 끼어든다. “에이, 제일 잘 웃는 사람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관객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기획예산과 박승복씨는 “너무나 공감되는 이야기를 시원하게 쏟아내 재미를 넘어선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무원 사회를 향한 ‘독한’ 자성의 목소리도 토해냈다. 재등장한 ‘공보원’의 신순자씨. “지금 뒷거래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고 계십니까.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먹고 살기 어려워서 어쩔 수 없다고 떠드는데 그 돈으로 도박하고 주식해서 날린 돈이 더 크지 않습니까. 당신만 쥐꼬리 월급 받습니까…. 억울해! 억울해! 나만 바보같이 사나봐.(뚝! 뚝! 띠리링~) 청백리상.”

“천안시, 청렴도 1등 하자” 맹세

“자 이제 정직하고 소신있게 일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만 자리에서 일어나 주십시요.” 북소리와 함께 전 직원이 일어났다. “나 하나쯤 생각말고 나부터 실천하자!” “2010년 천안시가 청렴도 1등 하자.”

지난해 천안시 내부 고객만족 강사 양성을 위해 자율적 참여로 구성된 ‘노크’ 동아리 8명.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시보건소 문명순 진료팀장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통해 공무원들 애환도 풍자하고 조직 내부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가는 데 작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한필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