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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임금 격차 대해부 <하> 학력벽 깨는 외국의 교육

덴마크인 에스케 스톰(33)은 금속 대장장이다. 그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최고 번화가인 니혼에서 8년째 작업장 겸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 중이다. 코펜하겐 금속공예 관련 직업학교(고교)를 나왔다.

자신의 액세서리 가공기술로 책까지 낸 그의 연봉은 4만8000유로(약 7700만원) 수준. 4년제 대학을 나와 간호사로 일하는 누나의 연봉(5800만원)보다 많다. 지난해 말 니혼의 상점에서 만난 그는 “대학 간판을 따기보다는 일찌감치 전문기술을 익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학력 차별이 없어 일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덴마크는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OECD가 25개 회원 국가별로 ‘25~64세 성인’의 교육 수준별 소득을 조사한 결과다. 소득 수준에 따라 줄을 세웠을 때 중간을 받는 사람의 소득보다 두 배 많이 받는 고액 연봉자 중 ‘중졸 이하’는 2.2%, ‘대졸 이상’은 12%로 그 격차가 25개 국가 중에 가장 낮았다. 덴마크에서는 고졸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대졸자 임금은 125였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준으로 대졸자 임금이 141로 나타났다. 고학력자가 높은 연봉을 받는 현상은 일반적이지만 학력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연봉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것이다.

2008년 기준 국민총소득(GNI) 5만 달러(세계 7위)가 넘는 부유한 나라에서 이렇게 소득격차가 작은 이유는 뭘까. 코펜하겐 랭턴가에 있는 한스 호더 폴센(55) 코펜하겐 기술학교 교장은 “굳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산업 현장과 밀착한 전문 직업교육을 받으면 돈을 벌고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키워 사회에 조기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하게 열려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덴마크는 세계에서 직업교육이 가장 성공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이 학교엔 마야 소피 한센(18·여)이 건축사를 꿈꾸며 직업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고교생 때 수학 성적이 전국 최상위권으로 공부를 잘했다. 상위권 대학에 가기에 충분한 실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 고교를 중퇴하고 이 학교로 왔다. 그는 “친구들이 미쳤다며 붙잡았지만 건축 일로 인생의 승부를 걸고 싶어 진로를 틀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덴마크 학생들은 일반계 고교에서 직업학교, 직업학교에서 일반고교 등 중도에 적성에 따라 학교를 옮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다양하게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멀티 트랙’이 갖춰져 있는 것이다.

핀란드도 비슷하다. 고교 2학년인 마리암 쿠나스(17·여)는 핀란드어 외에도 스웨덴어·영어·프랑스어·독어를 할 줄 아는 ‘언어 영재’다. 현재 웨이트리스로 일한다. 그가 일하는 곳은 핀란드 헬싱키 메켈리닌카투가 페로호 고교. 호텔리어와 요리사 등을 양성하는 전문 직업학교다. 학교를 다니면서 실습도 하고 돈도 버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학력에 대한 열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핀란드에서는 지난해부터 진로를 결정해야 할 16살이 되면 일반학교와 직업고교를 5개까지 지원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중간에 이동이 자유롭도록 하기 위해서 언제든지 진로를 바꿀 수 있도록 선택권을 최대한 주는 것이다. 소냐 리쉬(17·여)는 일반계고를 다니지만 오후에는 페로호 고교를 다닌다. 그는 “8살 때부터 요리를 좋아해 장래 요리와 관련된 레스토랑 경영을 해보고 싶다”며 “1년 전 두 개의 고교를 동시에 선택해 교육 과정을 자유롭게 짜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kanghj@joongang.co.kr 덴마크·핀란드=이원진 기자, 싱가포르=박수련 기자, 강홍준·김성탁·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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