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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대표팀 뽑히면 팀 위해 나를 버릴 것”

“대표팀에 선발된다면 나를 기꺼이 버리겠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34·다롄·사진)이 2010 남아공 월드컵 출전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한 뒤 기다리겠다”고 했던 그다. 불과 이틀 만에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 말을 하던 자리엔 서울에서 안정환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날아온 축구대표팀 정해성 코치가 있었다. 안정환은 4일 중국 쿤밍 신아시아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다롄과 강원FC의 연습 경기(1-1무)에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3-4-1-2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안정환은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안정된 볼 컨트롤, 넓은 시야, 위협적인 킥 등은 전성기의 모습 그대로였다. 다롄의 모든 공격은 안정환의 발에서 시작됐다. 안정환은 전반 45분 동료의 코너킥을 골문 정면에서 머리로 받아 골도 기록했다.

하지만 직접 경기를 지켜본 정 코치는 말을 아꼈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기대했던 만큼도 아니다”며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그런지 체력이 아직 부족해 보였다”고 평했다. 이어 “대표팀에서는 안정환을 투톱의 조커 요원으로 활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기 때문에 체크해 보고 싶은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허정무 감독님과 상의한 뒤 대표팀 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정환은 이날 수비 진영에서 발밑으로 연결되는 볼을 받아 최전방에 부챗살 모양으로 뿌리는 역할에 충실했다. 하지만 대표팀이 원하는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예리하게 침투하거나,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를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또 양팀 모두 부상을 우려한 듯 수비 압박을 강하게 하지 않았고 경기 템포도 A매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느렸다. 경기가 끝난 뒤 안정환은 정 코치를 찾아가 인사를 했고 1분여간 짧은 대화를 나눴다.

안정환은 “정 코치님이 오셨지만 부담을 갖고 뛰지는 않았다.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지금은 70% 정도”라고 말했다. 월드컵 출전 가능성에 대해 묻자 안정환은 “뽑힐지 안 뽑힐지는 모르지만 만약 뽑힌다면 나를 버리고 희생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경험이 있기 때문에 벤치에서나 그라운드에서나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쿤밍=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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