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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 선수로서 품격 못 지켜 은퇴”

일본 스모계의 최고 인기스타인 요코즈나(橫網·천하장사) 아사쇼류(朝靑龍·29·사진)가 4일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달 술에 취해 일으킨 폭행사건으로 스모 선수로서의 품격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사쇼류는 1월 경기가 진행중이던 지난달 16일 새벽 도쿄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 뒤 평소 알고 지내던 음식점 주인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아왔다. 주간지를 통해 처음 폭행 의혹이 제기됐을 때는 “매니저와 몸싸움이 있었다”고 거짓 진술을 했고 사건 무마를 위해 신고를 하지 않기로 피해자와 합의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 나빠졌다.

그는 이날 소집된 일본스모협회 이사회에서 조사를 받은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스모계에서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스모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스모에 대한 마음도 깊지만 언젠가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솔직히 아직 머리로는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라며 연방 눈물을 훔쳤다.

일본 신문들은 이날 호외를 발행하고, 방송들도 긴급뉴스로 아사쇼류의 은퇴소식을 알렸다.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도 “요코즈나가 불미스런 일로 은퇴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상당수 시민은 “일반인에게도 폭행사건은 큰일인데, 하물며 품격을 지켜야하는 요코즈나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은퇴해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스모 대중화의 일등공신인 아사쇼류를 너무 몰아붙인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일고 있다.

몽골 출신인 아사쇼류 1999년 일본 스모계에 데뷔했다. 입문 당시 체중 106㎏으로 스모 선수치고는 비교적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빠른 움직임과 거친 공격으로 침체돼 있던 스모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2003년 연속 6회 우승컵을 거머쥐며 스모의 꽃인 요코즈나에 올랐다. 몽골 출신 최초의 요코즈나였다. 2005년엔 체중을 늘려 전승 우승 2차례를 포함해 1년간 84승6패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던 그는 일본의 국기(國技)라는 점에서 선수들에게 엄격한 품격을 요구하는 스모계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다. 스모선수들은 일상생활에서도 단정한 머리와 전통복장을 해야하는데 그는 규율을 어기고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외출하는가 하면 술에 취해 스모선수단 사무실 유리창을 깬 적도 있다. 경기에서 자신을 이긴 선수에게 시비를 걸거나 자동차 백미러를 부수기도 했다.

경기에서 이긴 뒤 도효(土俵·경기장)에서 환호하다 이사회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스모에선 패자에 대한 배려에서 승자가 도호에서 환호를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2007년 허리부상으로 병가계를 내고 고향 몽골로 돌아갔다가 현지에서 열린 비공식 친선축구대회에 출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전정지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자유분방한 아사쇼류 덕에 스모가 친근해지고 대중적인 스포츠가 됐다는 지지여론도 적지 않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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