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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통한 사회공헌 범위 넓히고 싶다”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은 ‘현대미술의 메카’로 통한다. 매년 250만 명 이상이 찾는다. MoMA는 개관 80주년 기념행사로 지난해 11월9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바우하우스-모더니티를 위한 작업실’이란 특별전을 열었다. 디자인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독일 조형학교 바우하우스(Bauhaus: 1919~33)와 그 사조를 다룬 전시다. MoMA 측은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이 전시는 현대카드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붙여 놓았다. 현대카드가 기업으로선 단독으로 후원했다는 사실을 관람객들에게 밝힌 것이다.

한국 카드회사가 왜 미국에서, 그것도 미술관에 후원을 했을까. 정태영(50·사진)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을 여의도 본사 사무실에서 만나 이유를 물어봤다. 그는 “예술을 통한 우리 식의 사회 공헌”이라고 답했다. ‘예술을 통한 사회공헌’은 바우하우스전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 미술인들을 MoMA에 소개한 ‘데스티네이션:서울’ 행사도 열었다. 올해에는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을 미국에 진출시키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MoMA 전시회 후원에 이어 최근엔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지 ‘자갓 서베이’의 서울판 발매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미국 유명 생활잡지 ‘마사 스튜어트 리빙’의 한국어판을 발간하고 있다. 이렇듯 카드회사가 할 법 하지 않은 일을 많이 벌이고 있는 이유는.

“즐겁고 새로운 일을 벌이는 데 의미를 둔다. MoMA와 했던 ‘데스티네이션: 서울’의 경우는 우리와 같은 카드회사가 아니라 정부기관이나 미술계의 몫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말랑말랑한 감수성을 가진 기업으로서 우리가 더 경쾌하게 접근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우리가 담당하겠다는 거다. ‘기업의 사회 공헌’이라는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다. 크리스마스에 양로원과 보육원에 기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잘하는 일, 혁신적인 방식, 장기적 계획으로 사회에 공헌하고자 했다. 우리의 재능을 기부하는 프로보노(‘공익을 위하여’라는 의미의 라틴어 ‘pro bono publico’의 줄임말로 전문 분야의 자원 봉사 활동)을 하는 셈이다. 새로운 형태의 기업 기부의 쇼케이스다. 남과는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고.”

- MoMA나 자갓 서베이와 같은 파트너를 고르는 기준은 뭔가.

“자기 분야의 1인자일 것,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가 있을 것. 또 승자의 당당한 태도를 가진 곳 등등이 기준이다. 후원을 하면서 우리가 얻는 것도 많다. 투자를 하면서 많이 배우고, 국제적 네트워크도 다진다. MoMA의 경우 몇 년간이나 문을 두드렸다. 지금 당장 어떤 이득을 돌려받겠다는 값싼 흥정이 아니라 진정어린 관계를 쌓으려는 마음으로 접근했다.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하면서 남의 것을 흡수해 나의 방식대로 재해석하려고 하는 게 열쇠다.”

- 국내에서도 서울역 앞 버스 환승센터에 디자인의 옷을 입힌 ‘아트 쉘터’를 만들어 기증하고, 제주도 올레길과 서울시 스노우잼 행사를 후원했는데.

“우리 회사의 강점인 디자인을 살려 보탬이 되고 싶었다. 제주도 올레길은 지방발전모델이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를 둔다. 올레길의 홈페이지 등을 디자인해 드렸다. 골프 라운딩 비용을 몇만원 내린다고 제주도 관광객이 늘어나지 않는다. 올레길과 같은, 제주도만의 특색 있는 매력을 찾아내야 한다. 카지노나 테마파크 없이도 올레길과 같이 멋진 관광자원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은가. ”

- 그런 아이디어들은 어떻게 얻나.

“우리 회사는 아마 금융권 중에서 비금융권 직원 비율이 가장 높을 거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회의 분위기는 자유롭지만 아이디어가 없으면 큰일난다.”

- 2003년 10월 사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현대카드는 약 9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다 2005년 4500여억원 흑자로 전환시켰고 이후에도 계속 실적이 괜찮은데.

“‘와, 이거 해볼 만하겠다’라는 생각에 오히려 에너지가 솟았다. 도전하는 일을 좋아한다. 디자인이나 혁신적 이미지 같은 문화적 노력도 했지만 연체율이나 충당금과 같은 문제는 철저히 보수적으로 접근해 회사의 근간을 다졌다. 지금 연체율이 0.04%일 정도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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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