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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드라이버 길어지고 섹시해졌다

미스코리아 출신 골프 방송인 정아름씨가 올해 신제품 드라이버를 들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한겨울이지만 ‘선샤인 스테이트’ 플로리다주의 태양은 변함없이 찬란했다. 디즈니월드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이곳은 미국 골프의 메카이기도 하다. 타이거 우즈와 안니카 소렌스탐, 박세리, 헨릭 스텐손 등이 올랜도에 살고 있다. 골프용품의 새로운 트렌드도 이곳에서 제일 먼저 감지된다. 올랜도 오렌지 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PGA 용품쇼에서다.

골프용품 업체들은 매년 초 신무기들을 PGA 용품쇼에 내놓는다.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도 PGA 용품쇼에서 선보인다. PGA 용품쇼에 참가해 부스를 설치한 국내 샤프트 브랜드 MFS골프 전재홍 사장은 “규모로 보면 국내 최대 골프용품 전시회보다 4배 이상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으로 들어가려는 자동차들로 컨벤션센터 주위는 교통체증을 이뤘다. 로비에도 사람들로 북적댔다. 한국의 골프코스 GPS 업체인 ‘골프버디’도 용품쇼 공식 스폰서 업체 중 하나다. 참관인 중 상당수가 무료로 나눠주는 골프버디 가방을 들고 다녔다.

구경하는데 100달러

PGA 용품쇼에 일반 골퍼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냥 둘러보러 오기엔 입장료 100달러가 부담스럽고 용품을 판매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온 딜러들과 용품 트렌드의 변화를 살펴보려는 업계 관계자들이 대부분이다. 일부 매장은 화려하게 인테리어를 해놨지만 미리 계약하기로 약속한 대형 딜러들만 입장시키기도 한다.

용품 판매 전시회가 PGA 용품쇼로 불리게 된 이유가 있다. 과거 프로 골퍼들은 스윙 레슨, 코스 관리는 물론 골프용품도 만들어 팔았다. 1900년 이후 프로 골퍼들은 직접 클럽 제작을 하지 않게 되었지만 코스에서 용품 판매를 계속 맡았다. 그래서 골프장에서 골프용품을 파는 가게를 프로숍이라고 부른다.

프로숍에 물건을 납품하던 용품 업체들은 일일이 골프장을 찾아다니는 것보다는 프로 골퍼들의 모임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행사가 열리는 곳에서 용품쇼를 열게 된 계기다.

용품쇼는 1953년 시작됐고 매년 규모는 커져갔다. 피크는 2002년이었다. 업체들은 화려하고 거대한 전시장을 만들어 크기 경쟁을 했다. 넓이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2~3층으로 높이면서 높이 경쟁도 했다.

그러나 PGA 용품쇼의 영광은 서서히 저물고 있다. 거대 로드숍과 인터넷 쇼핑몰이 생기면서 프로숍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용품 업체들은 PGA 용품쇼에 돈을 쓰는 대신 초대형 딜러를 별도로 초청해 행사를 열기 시작했다. PGA 용품쇼의 중요성도 함께 축소되고 있다.

올해 용품쇼에는 최대 메이커인 테일러메이드가 나오지 않았다. 일본 업체들도 서서히 발을 빼는 추세다. 한때 복도까지 가득 차던 전시장은 이곳 저곳 이빨이 빠지고 있다. 전시장의 한쪽 구석은 클럽 테스트용 실내 드라이빙 레인지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PGA 용품쇼는 여전히 지상 최고, 최대의 골프 전시회다. 이곳에서 수억 달러대의 계약이 이뤄지고 골프용품의 새로운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다. 최근엔 스크린 골프, 전자 스윙분석기 업체의 비중이 늘어가고 있지만 용품쇼의 터줏대감은 클럽이다.

클럽의 꽃은 드라이버다. 골퍼들은 아이언, 퍼터는 오래 써도 드라이버는 자주 바꾸는 경우가 많다. 가장 길고 헤드가 큰 드라이버는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대상이라서 골퍼들은 매년 가장 좋은 것으로 바꾼다는 분석도 나온다.

날렵해진 헤드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고급 샤프트를 장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이른바 ‘디자이너 드라이버’의 유행은 계속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 909 드라이버는 아딜라, 매트릭스, 후지쿠라의 샤프트를 끼워 놓고 각각 다른 가격에 팔고 있다. 올해도 각 용품업체는 일제히 “비거리가 더 나가는 드라이버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엄청난 변화는 없는 것 같다. 나이키 골프 코리아 임동진 마케팅 부장은 “헤드 체적, 관성 모멘트, 반발력 등에서 이미 규정 상한까지 도달한 상황이어서 더 이상 획기적인 신기술은 나올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고민이다. 새로운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도 업체들은 새로운 제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캘러웨이 김흥식 이사는 “굳이 보편적인 추세를 찾는다면 샤프트 길이가 다양화되고 헤드를 날렵하게 만들어 다운 스윙 때 공기 저항을 없앤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올해 클럽은 길어지고 예뻐졌다는 것이다.

샤프트 46.25인치짜리 나와

대부분 업체는 올해 샤프트 길이를 늘렸다. 물론 장타를 위해서다. 테일러메이드의 드라이버인 ‘버너 수퍼 패스트’의 샤프트는 46.25인치에 달한다. 아담스의 스피드 라인 패스트 텐의 길이는 46.1인치, 던롭의 신젝시오는 46인치가 됐다. 나이키 SQ 막스피드와 PRGR 레드 505, 클리블랜드의 런처는 45.75인치로 샤프트 길이를 늘렸다. 미즈노도 샤프트 길이를 45.5인치로 늘린 JPX E600 제품을 내놨다. 핑은 샤프트 길이를 늘리지 않았지만 45.75인치로 여전히 긴 편이다.

과거 “샤프트가 길면 컨트롤이 어려워 45인치가 가장 적정하다”고 했던 업체들은 “이전보다 헤드 스위트 스폿이 넓어져 샤프트가 길어져도 큰 무리가 없으며 신소재 개발로 무게가 가벼워졌고, 샤프트가 짧아 보이게 디자인해 안정감 있는 스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코브라는 샤프트 길이를 늘리지 않았다. 지난해 45인치와 46인치 두 모델을 내놓던 캘러웨이는 올 신제품인 디아블로 에지 드라이버엔 45인치 샤프트를 끼웠다.

클럽 헤드는 미끈해졌다. 전통을 중시하던 핑은 헤드 뒤편을 날렵하게 만들었고, 젝시오와 캘러웨이도 “다운스윙 때 공기 저항이 적도록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을 적용한 헤드를 장착했다”고 말했다.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세련된 디자인이 구매 욕구를 더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올랜도=성호준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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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