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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종이, 신문·잡지 콘텐트 유료화 앞당길 것”

LG디스플레이 김창동 상무가 자신이 개발한 19인치 전자종이를 구부리며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애플 아이패드와 전자종이(e-페이퍼)는 가는 길이 다릅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지난달 말 선보인 신개념 태블릿PC ‘아이패드’에 대해 김창동(47) LG디스플레이 상무는 이렇게 선을 그었다. 그는 이 회사의 전자종이 개발 책임자다.

김 상무는 지난달 초 내놓은 19인치(48.3㎝) 크기의 전자종이 개발을 주도했다. 요즘 지하철에서 흔히 보는 타블로이드신문 크기로 세계 최대 규모다. 전자종이 기반의 e-북으로 상용화된 ‘킨들’ ‘누크’ 등 6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에 비해 면적이 여덟 배 정도로 커진 셈이다. 게다가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고 잘 깨지지 않는다는 게 강점이다. 전자신문은 물론이고 둥근 벽면에 소형 광고판으로도 쓰일 수 있다. 그는 “아이패드로 동영상 등을 재생할 때의 화질은 전자종이가 따라갈 수 없지만 구부릴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특히 소비전력과 눈의 피로도 면에서 전자종이를 따라올 단말기는 없다”고 말했다.

전자종이의 소비전력은 아이패드 액정표시장치(LCD)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아이패드의 배터리 용량이 10시간인 데 비해 전자종이의 e-북은 한 번 충전에 보통 일주일 버틴다. 전자종이가 절전 매체인 것은 e-잉크를 사용하는 덕분이다.

모니터 속 필름에 들어 있는 e-잉크는 희고 까만 나노 입자로 구성된다. 필름 양쪽에 전하를 주면 까만색 입자와 흰색 입자가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 극으로 각자 일정하게 움직이면서 모니터에 영상이 만들어진다. 한번 만들어진 영상은 전원을 공급하지 않아도 흐트러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전력을 아낄 수 있다.

아이패드 공개 이후 신문과 같은 ‘올드 미디어’가 디지털콘텐트 유료화 가능성에 반색한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김 상무는 “콘텐트 업체 하기 나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문사 같은 콘텐트 생산자들이 단말기에 맞는 적절한 콘텐트를 제공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기도 무용지물이다. 단말기별로 소비자 편의에 맞게 콘텐트를 가공해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니가 2004년 ‘리브리에’라는 e-북을 처음 내놓고 실패한 것도 콘텐트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아마존 킨들이 e-북 시장을 이끌 수 있는 배경 또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콘텐트를 제공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신문지면을 단말기에 옮겨 싣는 것보다 단말기가 인터넷망에 접속해 쌍방향 통신이 자유로워진다는 점 등을 두루 감안해 콘텐트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김 상무가 19인치에 앞서 개발한 11.5인치 전자종이는 올 2분기 미국 허스트에서 ‘스키프 리더’라는 e-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3세대 이동통신망을 통해 신문이나 잡지 콘텐트를 내려받을 수 있다. 그는 “전자종이를 두루마리 형식으로 둘둘 말아 다니는 방식은 5년 뒤에나 가능한 기술이다. 대신 흑백으로만 보이는 e-잉크에 컬러필터를 사용한 컬러 e-북의 상용화는 조만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9인치 이상의 전자종이가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한 e-보드로 쓰일 경우 사무실에서 포스트잇과 같은 메모용 인쇄물을 상당량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정에서도 매일 아침 조간신문이 전자종이로 다운로드되거나 원하는 기사가 스크랩돼 제공될 수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의하면 지난해 3억7000만 달러로 추정되는 e-북 시장은 내년에 12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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