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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화재 2년, 만일 흥인지문에 불이 난다면?

오는 10일은 숭례문 화재가 발생한지 꼭 2년이 되는 날이다. 시내 한가운데에서 위용을 자랑하던 국보 제1호 숭례문은 70대 노인의 방화로 단숨에 폐허가 됐다. 숭례문은 현재 문화재청의 주도로 복원작업이 한창이다.



만일 보물 제1호 흥인지문에 방화범이 침입한다면 어떨까. 침입하기도 전에 이중 삼중으로 설치돼 있는 감시ㆍ적외선 카메라에 의해 발각되는 것은 물론이고, 도주를 한다해도 금세 잡힐 수 있다.



서울시소방재난본부와 서울시소방학교는 지난해 11월 문화재전문 소방관 22명을 교육했다. 서울 시내 22곳 소방서에서 최정예 소방관 1명씩이 뽑혔다. 숭례문 화재로 문화재 화재의 특수성에 대응할 수 있는 소방관을 키워야겠다는 판단에서다.



소방관들은 2박 3일의 교육기간 동안 한옥의 구조를 집중적으로 배웠다. 목조 문화재 전문가들이 교수진으로 나서 한옥 모형을 놓고 추녀와 처마, 기둥 등의 자재가 어떻게 얽혀있는지를 가르쳤다. ‘적심(서까래와 기와 사이의 버팀목)’에 대한 설명이 나올 때 소방관들은 눈을 빛냈다. 숭례문 화재 당시 마지막까지 불씨를 품고 있었던 부분이다. 이들은 적심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절 한채를 분해했다 재조립하는 과정을 담은 비디오를 보며 토론하기도 했다.



문화재의 구조 못지 않게 교수진이 강조한 건 “문화재를 아까워 말라”는 것이었다. 문화재 훼손이 걱정돼서 적심의 불씨를 잡지 못했던 숭례문 화재의 비극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2008년 숭례문 화재 진압 당시 출동했던 중부소방서 박창기(40) 소방교는 “일단 지붕 위에 구멍을 뚫어 적심 내부까지 물을 뿌려야 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목조 문화재 화재를 위한 장비를 도입했다. 일부 소방서에서는 목조 건물의 지붕을 뚫을 수 있는 특수 드릴이 비치됐다. 문화재의 지붕과 지붕 사이를 연결하는 사다리도 배치됐다. 최웅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한옥 구조를 고려해 가장 신속히 불길을 잡을 수 있도록 장비를 비치하고 전술을 연구했다”며 “숭례문 때와 같은 화재가 다시 발생한다면 약간의 문화재 파손이 있더라도 30분 안에 완전 진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종로소방서, 종로구청, 혜화경찰서와 함께 흥인지문에서 가상 화재 훈련도 실시했다. 흥인지문에서 연기가 피어나오면 십여 대의 소방차가 순식간에 나타나 화재를 진압하는 시나리오였다. 흥인지문 앞 관리사무소에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은 물론 구청 공무원들과 경찰관까지 신속하게 출동했다.



숭례문 화재 직후엔 문화재 전담 소방대를 운영해야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소방 당국은 예산 때문에 우선 단기 교육 과정을 먼저 개설했다. 대신 각 지자체와 협의해 주요 문화재 주변엔 24시간 3교대 감시 인력을 배치하고, 감시 장비를 늘렸다. 종로구청은 흥인지문 주변에 모두 11대의 폐쇄회로(CC)TV와 23대의 적외선 감지기, 4대의 불꽃감지기를 설치했다.

서울소방학교 박찬석(34) 소방위는 “앞으로 연간 두세 차례씩 교육을 진행해 소방관들의 문화재 화재 대처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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