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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독일서 만난 2010 빈티지, 럭셔리를 꿈꾸다

세계 4대 패션컬렉션 하면, 밀라노·파리·뉴욕·런던 컬렉션이 꼽힌다. 매년 두 차례씩 세계의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션쇼가 열리고, 명품의 트렌드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최근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독특한 컬렉션이 늘고 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독일 베를린의 ‘브레드 앤 버터’ 패션박람회다. 4대 컬렉션과는 성격이 다르다. 명품을 취급하지 않는다. 캐주얼한 스트리트 패션이 주인공이다. 패션쇼도 없이 수백 개의 캐주얼 브랜드가 상품을 전시한다. 패션박람회로는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 밴드의 공연으로 축제처럼 치러지는 이 행사에 다녀왔다. 1월 20~22일 열린 이 행사에선 2010년 가을·겨울 시즌의 캐주얼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다.



‘브레드 앤 버터’ 패션박람회의 캐주얼 트렌드

베를린=서정민 기자



600여 개의 브랜드가 참가한 2010년 가을겨울 브레드 앤 버터 행사장은 스포츠&스트리트, 데님 베이스, 패션 나우 등 총 8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브레드 앤 버터 박람회 제공]
청바지 뒷주머니에도 화려한 자수



시멘트 바닥에 긁힌 듯 선명한 워싱 자국은 낡은 듯 보이지만, 그만큼 오래 입을수록 편안한 옷이라는 표현도 된다. 디젤
가장 확실한 트렌드는 ‘빈티지’였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줄곧 유행했던 터다. 여기에 올해는 낡은 듯해 보이는 빈티지이면서도 자수나 반짝이는 비드 등으로 장식하거나 디테일을 섬세하게 처리해 고급스러워진 게 눈에 띄었다.



“정통 빈티지 느낌을 살렸다. 검은 스프레이를 마구 뿌려댄 듯 얼룩지고 찢긴 디자인을 채용했다.”(리플레이의 독일 최고경영자 볼프강 프리드리히)



“미국의 우드스탁(1969년에 열렸던 전설적인 록 페스티벌) 세대가 느꼈던 자유·탈출에서 영감을 얻었다. 워싱도 먼지·때·맥주·피 얼룩이 연상되도록 거칠게 연출했다.”(에드윈의 디자인 총괄책임자 레이 고티에)



언뜻 듣기엔 너저분해 보일 것 같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대충 찢어진 듯 보이는 구멍마다 정교하게 밑단이 대어져 있다. 더 이상 구멍이 늘어나지 않도록. 디젤은 바지 옆선을 따라 반짝이 사슬을 길게 붙인 청바지를 내놨다. 턱시도 같은 느낌에 버튼 장식이나 뒷주머니 자수도 중세 유럽 기사의 휘장처럼 정교하고 화려했다. 정통 빈티지 느낌과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감각을 동시에 살리기 위한 디자인이라고 했다.



머스탱의 최고경영자(CEO)인 테오 버크메이어는 “현대인은 자연스럽게 볼륨이 살아나는 입체효과를 좋아하기 때문에 워싱 과정에서 신경 쓴 디자인이 많다”며 “문 워시(달 표면처럼 동그란 얼룩)와 애시드 워시(산성 용액을 이용해 만든 강렬한 분위기의 얼룩)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또 검정과 회색 그리고 녹색에 가까운 청색 데님 제품도 많이 보였다. 스키니는 여전히 핫 아이템이었다.



운동화는 옛 히트상품 재해석



운동화 역시 오래된 느낌을 추구한다. 하지만 데님에서의 빈티지와는 조금 다르다. 과거에 히트했던 베스트셀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품이 많았다. 나이키는 지난해 이미 에어 맥스 1을 새롭게 해석한 에어 맥심으로 성공한 바 있다. 이 전략은 올 가을·겨울까지 이어지고 있다. 왕년에 인기를 끌었던 에어 맥스 BW, 에어 MX90, 덩크, 에어 포스 1, 코르테즈 등을 새 단장한 제품들이 많이 눈길을 끌었다. 푸마도 ‘아카이브(정보 창고)’라는 주제로 1960~70년대 히트 상품인 러닝화 종류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아디다스·엘레쎄·라코스테 등도 나란히 과거의 히트 상품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또 다른 트렌드도 있다. 다양한 색상과 소재의 혼합이다. 가죽과 스웨이드는 물론이고, PVC비닐과 합성고무·벨벳·실크·코듀로이 등이 하나의 운동화에서 조화를 이뤘다. 마치 컬러 퍼즐을 보는 느낌이다. 같은 소재라도 표면 처리가 다양해서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색상은 화려해졌다. 기존에는 옆선·로고·끈 정도에서 튀는 색상이 이용됐지만 이번에는 몸체에서 다양한 색이 보인다. 금색·은색·보라색·노랑·녹색·주황은 물론이고 형광색도 쉽게 보인다. 과거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젊은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성 표현에 중점을 둔 전략이다.



600여 브랜드 참여 BBB, 공연도 즐기는 복합문화축제



행사 기간 동안 아이티 구호 기금을 위한 자선 숍이 운영됐다. 행사 후 모금액 7630유로가 독일 적십자에 기부됐다.
브레드 앤 버터(Bread and Butter). 즉 ‘빵과 버터’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거대한 패션박람회의 제목으론 이색적이다. 뜻은 이렇다. 서양에서 ‘빵과 버터’는 없어서는 안 될 주식이다. 특별하진 않지만 꼭 있어야 할 양식처럼,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패션을 소개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전시된 제품은 모두 데님과 스포츠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캐주얼 의류들이다. 당장이라도 걸쳐 입고 거리에 나가도 괜찮은 종류의 옷들만 전시된다.



2010년 가을 겨울 브레드 앤 버터에 참여한 브랜드는 600여 개. 행사 기간인 3일 동안 전 세계에서 모여든 기자와 바이어, 일반 관람객의 수는 1만여 명이다. 행사장은 베를린 시내의 폐쇄된 템펠호프 공항이었다. 공간은 넉넉하고 통로도 넓었다. 브랜드 코너마다 들러서 직접 만져보고 가격도 물어볼 수 있었다. 규모가 좀 있는 브랜드에서는 음료와 빵 등의 간단한 요깃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꼼꼼히 모두 살피는 게 쉽지 않았다. 저녁에는 다양한 밴드의 음악공연이 펼쳐졌다. 옷 구경하다 먹고 마시면서 음악도 즐기는 행사. 한마디로 브레드 앤 버터는 패션을 통한 복합 문화축제의 현장이었다.

[TIP] BBB로 통하는 ‘브레드 앤 버터’ 패션박람회



패션업계에서는 ‘브레드 앤 버터’ 패션박람회를 BBB로 부른다. ‘브레드 앤 버터 베를린(Berlin)’의 약자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Barcelona)와 번갈아 열렸지만 역시 BBB로 통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 번째 개최지로 미국의 보스턴을 꼽기도 한다. 하지만 브레드 앤 버터 측은 이번 2010년 가을·겨울 포스터에 ‘오리지널’이라는 글자를 넣어 ‘베를린이 원조’임을 공표했다. 당분간 다른 도시로 옮길 의사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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