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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통합시 이름, 특정지역 무더기 응모해 ‘진통’

지난달 14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창원·마산·진해시 통합을 위한 통합준비위원회 현판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호기 진해시장 권한대행, 백운현 청와대 행정자치비서관, 황철곤 마산시장,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김태호 경남지사, 권경석·안홍준 국회의원, 이태일 경남도의회 의장. 통합준비위는 통합시의 명칭, 청사 소재지, 발전 전략을 확정한다. [경상남도 제공]
경기도 성남·광주·하남시, 경남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시의 명칭과 청사 위치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통합을 의결하기까지가 1라운드라면 현재는 2라운드에 접어든 모양새다. 시민 공모 등을 거쳐 통합시 이름과 청사 위치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2일 현재 타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해당 시는 자존심을 걸고 ‘이름 사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政街)에서는 “다른 도시에 이름을 빼앗기는 시장은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을 접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두 지역 통합 결정 이후

조억동 광주시장은 “성남·하남이 옛 광주군에서 분리된 만큼 통합시의 명칭은 ‘광주’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성남시는 브랜드 가치가 높은 ‘분당시’를 통합시 명칭으로 하자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황식 하남시장은 “새 이름을 찾자”고 주장한다.



이 틈을 비집고 제3의 명칭이자, 역사성 있는 ‘위례’로 하자는 제안이 나름의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 도시를 모두 만족시키고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주장은 세 도시가 한 뿌리라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성남과 하남은 고려 태조 때(940년) 생긴 광주(廣州)에서 비롯됐다. 삼국시대에는 하남위례성 또는 한주(광주와 같은 뜻)로도 불렸다. 옛 광주에는 성남·광주·하남시와 서울 강동·송파구 일부 지역이 포함됐다. 1946년 광주군 성남출장소가 생겼고 63년 대왕면 일원·수서·세곡리 등 일부 지역이 서울시에 편입됐다. 그러다 73년 성남출장소가 성남시로 승격하면서 분가했다. 하남시는 89년 광주시로부터 분리해 독립했다.



통합시의 청사는 성남에 자리 잡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성남시가 두 도시보다 인구 등 시세(市勢)가 훨씬 앞선다는 것이 근거다. 성남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완공된 뒤 호화 청사 비난을 받은 성남시청사(중원구 여수동)가 통합청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주·하남 쪽에서는 펄쩍 뛴다. “통합시의 이름을 차지하는 도시로 시청까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몰아주기를 할 경우 나머지 두 시의 주민들에게 상실감을 줄 뿐더러 지역 발전에도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 시는 8일까지 시 명칭을 공모한 뒤 통합준비위원회 심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이달 중 통합시 명칭을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통합을 의결한 창원·마산·진해도 아직 ‘작명’하지 못했다. 통합시의 이름을 결정할 권한을 갖는 통합준비위도 내부적으로 여러 개의 카드를 놓고 장단점을 따지고 있다. 1일까지 통합준비위에 접수된 시민 통합시 명칭 제안은 313건. 그러나 공모마감을 하루 앞둔 2일 900여 건이 몰렸다. 창원·마산 공무원들이 ‘몰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창원·마산은 역사까지 거론하며 기 싸움을 하고 있다. 세 도시는 가야시대 골포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삼국시대와 신라·통일신라시대를 거치면서 분리됐다. 그러다 조선 태종 8년(1408년)에 의창현과 회원현이 합쳐지면서 두 현의 뒷글자를 조합해 창원부가 됐다. 이어 1415년 창원도호부, 1601년 창원대도호부를 거쳐 1895년 창원군, 1908년 창원부, 1910년 마산부로 이름이 각각 바뀌었다. 일제 강점기인 1914년에 마산부는 창원군과 마산부로 다시 분리됐다. 창원군은 1980년, 마산부는 48년, 진해읍은 55년 각각 시로 승격됐다.



통합준비위도 이런 엎치락뒤치락 하는 역사 때문에 쉽게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장동화(47·창원시의회 부의장) 통합준비위원장은 “위원들도 서로 자기 지역의 이름을 내세우고 시청사를 유치하려고 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통합시 이름을 5개로 압축한 뒤 시민 선호도를 조사하고 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쳐 19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성남·창원=정영진·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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