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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웃음, 조런 웃음 … ‘웃음의 연금술사’미타니 감독

1970년대 국정교과서의 대표소녀 이름(영희)을 가진 이로써 할 말은 아니지만, 일단 이름은 잘 짓고 볼 일이다. 일본의 인기 코미디 감독인 미타니 고키(三谷幸喜·49·사진)의 이름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행운(幸)’과 ‘기쁨(喜)’이라는 이름이 예고한 대로, 그는 ‘웃음의 연금술사’ ‘코미디의 천재’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유명인이 됐다. 이십대 초반 친구들과 함께 ‘도쿄 선샤인 보이즈’라는 극단을 만들어 코미디 연극의 전성시대를 열었고, 이후 드라마·영화·광고·뮤지컬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첫 이력을 연극무대에서 쌓았다는 점, 어떤 작품에서도 ‘웃음’이 빠지지 않는다는 점 등에서 한국의 장진 감독과도 자주 비교되는 인물이다.

지난해부터 서울 대학로에서 인기리에 공연 중인 연극 ‘웃음의 대학’이 그의 대표작이다.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와 ‘우초우텐 호텔’ ‘매직 아워’ 등의 영화를 만들었고, 추리드라마 ‘후루하타 닌자부로’와 NHK 대하사극 ‘신선조’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그는 다양한 웃음 코드 중에서도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해프닝’을 다루는 데 특히 뛰어나다.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는 라디오 드라마 생방송 현장에서 일어나는 소동이었고, ‘우초우텐 호텔’도 12월 31일 밤 한 호텔에서 일어난 정신 없는 사건들을 그린다. 연극적이고 과장된 상황 설정이 처음엔 어색할지 모르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수많은 등장인물과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해프닝이 하나의 스토리로 모아져, 그토록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다는 데 감탄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도도 많이 했다. 2003년 일본 최초의 시트콤 ‘HR’을 연출한 이도 미타니 감독이다. 인기그룹 ‘스마프’의 멤버 가토리 신고가 주인공으로 나선 이 시트콤은 아예 연극처럼 관객을 스튜디오에 불러놓고, 하나의 세트에서 컷과 NG 없이 녹화가 진행되는 형식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다시 한번 가토리 신고와 뭉쳐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본 오리지널 뮤지컬로는 최초로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토크 라이크 싱잉(Talk Like Singing)’이라는 작품이다. 모든 의사표현을 말이 아니라 노래로만 하는 청년 ‘타로’가 주인공. 미국 시장을 겨냥한 작품답게 영어와 일본어 대사를 적절하게 섞어 웃음을 끌어낸다. 12월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13회 공연을 마친 후, 현재는 일본 도쿄에서 공연 중이다.

여기부터는 ‘자랑질’이다. 이번 주 초 개인적인 일로 도쿄에 갔다가 아카사카 ACT 시어터에서 ‘토크 라이크 싱잉’을 보게 됐다. 50회 공연 티켓이 오픈과 함께 동나 버린 데다 바다 건너 한국에서는 표를 구할 길이 막막해 거의 포기하고 있던 찰나였다. 예매 취소된 표 소량을 당일권으로 판매한다는 소식만 듣고 무작정 찾아간 극장. 일본이라는 나라의 질서정연함과 치밀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나 같은 팬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는 혼란을 막기 위해 선착순으로 표를 배포하지 않고, 공연 3시간 전부터 당일권 티켓 희망자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준 후, 공연 시작 45분 전 현장에서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발표했다.

이 숨막히는 추첨 경쟁에서 승리해 무려 무대 앞 다섯 번째 자리에서 공연을 보는 행운을 거머쥔 필자. 실은 당일 아침 호텔에서 본 후지TV ‘메자마시테레비’의 ‘오늘의 별점’ 코너에서 “동경하던 사람을 가까이서 보게 된다”는 기막힌 점괘를 받았다나 뭐라나. 아무튼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팬을 돕는다’는 사실. 올레!!


중앙일보 문화부에서 가요·만화 등을 담당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스마프(SMAP)’를 향한 팬심으로 일본 문화를 탐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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